[씨줄날줄] 세계문화유산 개성/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문화유산 개성/서동철 논설위원

입력 2013-05-15 00:00
수정 2013-05-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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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수도 개성 일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역사상 어느 왕조의 수도보다도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도(古都)가 개성이다.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보고서를 보면 사실상 개성 시내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대상이 되는 듯하다. ICOMOS가 권장한 명칭은 ‘개성의 기념물과 유적’이라고 한다.

북한의 문화유적으로는 2004년 고구려 고분군에 이은 두번째 등재가 된다.현재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은 ▲경주역사유적지구 ▲석굴암과 불국사 ▲조선왕릉 ▲종묘 ▲창덕궁 등 10곳이다. 삼국시대 이후 세계문화유산을 배출하지 못한 왕조는 백제와 발해만 남는다. 하지만 백제는 ‘공주·부여역사유적’으로, 발해의 상경성은 중국이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COMOS 보고서에 따르면 개성역사유적지구는 12개의 개별 유산으로 이루어졌다. 성곽을 제외하면 ▲만월대와 첨성대 ▲개성 남대문 ▲고려 성균관 ▲숭양서원 ▲선죽교와 표충사 ▲왕건릉을 비롯한 7개 왕릉 ▲명릉과 공민왕릉이다. 만월대는 궁궐터, 첨성대는 천체관측시설이다. 잘 알려진 대로 선죽교는 고려의 충신 정몽주가 참살당한 현장이며, 표충사는 그의 충절을 기리는 사당이다. 숭양서원 또한 정몽주의 충절과 서경덕의 덕행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5곳의 성곽 유적은 삼중으로 이루어진 고려의 방어체계를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나성(城)과 발어참성(勃禦塹城), 내성(內城)이다. 발어참성은 고려 태조 왕건의 아버지로 궁예의 휘하의 개성 호족이었던 왕륭이 쌓았다. 궁예는 성이 완성된 898년부터 7년 남짓 후삼국의 한 축이었던 태봉의 수도를 철원에서 발어참성으로 옮긴 적도 있다. 왕건이 새 왕조를 개창한 이후 개성은 줄곧 고려의 국도였다. 이후 현종은 거란의 위협에 맞서 1029년 발어참성 외곽에 나성을 쌓았고, 조선 태조 이성계는 한양으로 천도하기 이전 발어참성 내부에 궁성을 보위하는 내성을 구축했다.

고려의 왕도로 강화도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 고려는 몽고에 대항하고자 고종 19년(1232)부터 38년 동안 강화를 임시수도로 삼았다. 강화에는 궁궐터와 고종의 무덤인 홍릉을 비롯해 적지 않은 고려시대 유적이 남아 있다. 따라서 개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강화의 고려유적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개성과 강화도를 한데 묶은 ‘고려 왕도의 기념물과 유적’이라는 이름으로 남북한이 세계문화유산 공동 등재를 추진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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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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