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M&A와 후보 단일화/임태순 논설위원

[씨줄날줄] M&A와 후보 단일화/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2-11-17 00:00
수정 2012-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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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키우거나 기업가치를 높인다. 또 사업 다각화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 M&A를 하기도 한다. SK그룹은 알짜배기 공기업을 인수해 덩치를 키운 대표적 기업이다. 유공을 물려받아 SK에너지로 키웠고, SK텔레콤은 한국이동통신을 모태로 하고 있다. 그러나 M&A가 항상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문화의 이질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별하거나 실제 가치보다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지급해 인수기업이 휘청거리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경영 컨설팅사 매킨지는 1997년부터 2006년까지 M&A를 한 10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62%가 오히려 기업가치가 저하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다임러크라이슬러사다. 자동차 업계의 쌍벽을 이루는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1998년 결합했으나 완고함과 서열 중심의 독일 기업문화와 자유분방하면서도 성과를 중시하는 미국 기업문화가 융합되지 못해 2007년 끝내 갈라서고 말았다.

후보단일화 등 정치적 M&A는 선거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최근의 사례는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통해 교육감에 선출됐으나 후보사퇴의 대가로 금품을 준 사실이 적발돼 직도 잃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선거에서의 M&A는 대부분 당선으로 이어져 효과가 높다. 후보단일화는 지지세력이 엇비슷할 때보다 우열이 심할 때 이루어지기 쉽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DJP 공조에 쉽게 합의할 수 있었던 것도 지지율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반면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간의 단일화는 선거 하루 전 파기되기는 했으나 대등한 세력 간 후보단일화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대선 후보단일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서로 엇비슷해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급기야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이 ‘안 후보 양보론’을 퍼뜨리는 것에 반발, 단일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가 사과를 하고 안철수 후보가 당 혁신을 위한 회동제의를 했으나 두 사람 간의 앙금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늘에 태양이 두 개가 아니듯이 권력의 세계는 나눔에 익숙지 않다. 그러나 두 사람이 정치쇄신을 주장해 온 만큼 그 정신에 충실하면 단일화가 어렵지도 않을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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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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