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오렌지/박대출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렌지/박대출 논설위원

입력 2010-02-22 00:00
수정 2010-02-2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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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는 감귤류의 일종이다. 운향과(芸香科, Rutaceae) 귤속(橘屬, Citrus)에 속한다. 인도가 원산지라고 한다. 말레이 열도라는 주장도 있다. 당분이 7∼11%, 산이 0.7∼1.2% 들어 있다. 100g 중 비타민C가 40∼60㎎이나 되고 비타민A도 풍부하다. 브라질이 세계 1위의 생산국이다. 50∼80년 넘는 나무도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세계 생산량은 연 3600만t 정도다.

네덜란드는 오렌지 나라다. EU에 상당량을 공급한다. 오렌지군단은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애칭이다. 3색 국기에도 오렌지색이 있었다. 스페인과의 독립전쟁 때 오렌지공 윌리엄의 깃발이 유래다. 바다에서 식별하기 어려워 빨간 색으로 바뀌었다. 2004년 11월 우크라이나에 오렌지혁명이 일어났다. 빅토르 유셴코는 오렌지를 상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지자들은 서로 오렌지를 선물했다. 그러나 올 대선에선 역전됐다. 권력 다툼을 국민들이 심판한 결과다. 당시 패배한 빅토르 야누코비치는 오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오렌지는 식단에서도 환영받는다. 한 포털사이트엔 요리법이 3314개나 실려 있다. 이미지는 상큼, 달콤이다. 긍정을 깔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는 오렌지 주스로 건배도 했다. 유독 한국 정치인과 연결되면 바뀐다. 부정이 깔려 있다. 비아냥이 되고, 모욕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때도 그랬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오렌지를 ‘아륀지’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이 원조 격이다. 16대 국회 때 일부 386의원들은 오렌지로 빗대어졌다. 홍준표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은 “오렌지 386도 물갈이 대상”이라고 했다. 정형근 전 의원은 자신의 퇴진을 주장한 386에게 ‘오렌지족’이라며 반격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주성영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 이해찬 전 총리를 ‘오렌지 좌파’라고 공격했다. 논란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연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오렌지 시장’이라고 했다. 둘 다 386 출신들이다.

한라봉은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이다. 한국에 맞게끔 토착화됐다. 남경필 의원은 한라봉을 자처한다. 이젠 386이 아니라 486이다. 중진 4선에 걸맞게 진화를 시도 중이다. 세종시 정국에선 중도파로 절충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란 말이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그보단 지화위귤(枳化爲橘)이 더 낫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닐까. 괜한 오렌지 논쟁 대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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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2010-02-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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