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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론을 둘러싼 여권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퇴로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먼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세종시 원안 추진은 “양심상 어렵다”며 “적절한 시점에 국민에게 입장을 직접 밝히겠다.”고 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정치는 신뢰인데, 신뢰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문제는 한나라당의 존립에 관한 문제”라며 “원안에다 필요하다면 플러스 알파(+α)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수정론보다 원안 고수론에 대한 지지가 더 많은 데서 보듯이 현재까지의 민심은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듯하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세종시 추진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은 것 같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우월감에 도취되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만이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라고 규정하는 극단적 배격주의로는 결코 세종시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둘째, 같은 정당의 구성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대방에게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는 감정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적 사익 추구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친박계의 한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친이계를 향해 “거의 조직적으로 정적 죽이기에 나선 것 같은데, 청와대의 지침인가, 아니면 총리가 원하는 바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당 내에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배제하는 것은 패거리 싸움이지 정치가 아니다. 셋째, 각 계파의 원로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물밑 대화를 진행시키면서 정부 수정안이 나올 때까지 모두 논쟁을 유보해야 한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식 기구가 발족된 만큼 친박계도 적극 참여해서 왜 원안이 고수되어야 하는지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원안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추구해야 할 가치의 방향과 방법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자들의 퇴로없는 충돌로 증오와 배제의 비생산적 정치가 고착화되고 있다. 방향만 옳으면 방법이 서투르고 과격해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하면서 오로지 방법만 옳으면 그만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세력도 있다. 둘 다 모두 잘못된 것이다. 친이-친박계가 방향도 옳고 방법도 옳은 길을 함께 찾을 때만이 내전은 종식되고 비로소 세종시 문제는 벼랑끝에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2009-11-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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