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태양의 과녁/한세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태양의 과녁/한세정

입력 2009-10-17 12:00
수정 2009-10-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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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과녁/한세정

1

단 하나의 과녁을 위하여

새의 부리는 제 몸을 향해 자란다

2

나는 예고되지 않는 끝을 보기 위해

눈이 먼 사람의 눈동자를 기억한다

구름의 그림자가 눈동자를 덮을 때마다

내 몸에서 융기하는 산맥이 지평선 밖으로 윤곽을 뻗는다

바람의 파문을 따라 빙산이 결빙되고

나의 윤곽은 구름을 관통한다

하여, 나는 허공의 빛줄기를 수혈하는 자

온몸에 새겨지는 모반(母斑)의 무늬들

그러므로 나는 오직 흔적으로만 기억되는 자

3

나에게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태양의 흔적이 남아있다

나의 눈은 지금 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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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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