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남자의 불행/오일만 논설위원

[길섶에서] 남자의 불행/오일만 논설위원

입력 2009-05-28 00:00
수정 2009-05-28 00: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남자는 3가지 불행만 피하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봐도 돼.”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의 말이다. 60세가 넘어서 조용히 자신과 주위의 삶을 돌아보며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초년 출세(出世), 중년 상처(喪妻), 말년 무전(無錢)’. 중년에 맞는 배우자의 죽음은 살아있는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든다. 생의 반려자를 잃은 슬픔과 회한,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인생의 황혼기에 닥친 가난의 고통도 끔찍할 것이다. 추해진 자신의 모습과 젊은 날에 대한 자조가 아프도록 가슴을 짓누를 것이다.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어찌해 볼 도리 없는 건강….

초년 출세,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많은 젊은이들이 기를 쓰고 달려가는 목표가 아닌가. 선배는 말한다. “이 나이쯤 살아보면 삶을 불행한 결말로 이끄는 것이 초년 출세네.” 가만 생각해 보니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20대에 ‘초대박’을 냈다가 형편없이 구겨진 친구며 30대에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추락한 주변의 삶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인생의 행복은 중용의 모호함을 깨닫는 거야….”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09-05-2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