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가 탄생한 이후 지난 60년간 세계경제를 지탱해 온 달러 전성시대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몰락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미국의 헤게모니는 급속히 위축되고 달러화의 기축통화 체제 역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달러 흔들기’의 선봉에 선 나라는 중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00억달러 국채를 직접 매입하기로 하자 원자바오 중국총리에 이어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저우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사용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속셈이다.
달러화의 기축통화에 이의를 제기하는 나라는 중국만이 아니다. 냉전체제 이후 미국의 부상을 고깝게 보아온 러시아도 IMF가 새로운 국제화폐를 찍어내 세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다음달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슈퍼통화 창설을 논의하자고 제의해 둔 상태다. 유럽의 정상들은 유럽연합(EU)이라는 강력한 연합을 통해 유로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일본의 입장은 좀 미묘하다. 기축통화국으로서 미국의 특혜가 심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화를 대체하는 것은 절대로 원치 않는다.
‘세계의 통화전쟁’ 저자인 하마다 가즈유키는 “21세기는 필연적으로 힘이 빠지는 달러와 상승세인 위안의 대립을 축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권모술수에 능한 위안은 때로 유로와 제휴해 힘을 축적하고 차차 엔을 집어삼켜 아시아 공통 통화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애초에 승자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힘든 싸움인 만큼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확실한 것은 통화전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모든 주도권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종속적인 입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번 국제금융시장 재편 과정에 보다 치밀하고 과감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달러 흔들기’의 선봉에 선 나라는 중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00억달러 국채를 직접 매입하기로 하자 원자바오 중국총리에 이어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저우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사용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속셈이다.
달러화의 기축통화에 이의를 제기하는 나라는 중국만이 아니다. 냉전체제 이후 미국의 부상을 고깝게 보아온 러시아도 IMF가 새로운 국제화폐를 찍어내 세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다음달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슈퍼통화 창설을 논의하자고 제의해 둔 상태다. 유럽의 정상들은 유럽연합(EU)이라는 강력한 연합을 통해 유로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일본의 입장은 좀 미묘하다. 기축통화국으로서 미국의 특혜가 심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화를 대체하는 것은 절대로 원치 않는다.
‘세계의 통화전쟁’ 저자인 하마다 가즈유키는 “21세기는 필연적으로 힘이 빠지는 달러와 상승세인 위안의 대립을 축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권모술수에 능한 위안은 때로 유로와 제휴해 힘을 축적하고 차차 엔을 집어삼켜 아시아 공통 통화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애초에 승자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힘든 싸움인 만큼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확실한 것은 통화전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모든 주도권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종속적인 입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번 국제금융시장 재편 과정에 보다 치밀하고 과감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9-03-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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