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소처럼 삽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소처럼 삽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9-01-02 00:00
수정 2009-01-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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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역시 우리 민족에게 가장 가까운 가축인 모양이다.국립국어원이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소’ 또는 ‘쇠(소의)’를 표제어로 한 속담이 70가지 넘게 나온다.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속담들 중에서 찾아보았다.

먼저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어라.’라는 말을 앞세울 만하다.올해 우리 경제 상황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어쩌겠는가,삶을 포기할 수는 없는데.예년보다 더욱 힘을 내어 소처럼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그래서 벌어들인 수입은 잘 갈무리하고 쥐처럼 조금만 먹으며 버텨보자.우리사회가 힘을 비축해야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고,나이든 이들을 일터에서 내몰지 않아도 된다.이를 위해서는 물론 계층·세대·지역간에 ‘소 닭 보듯’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서로가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함께 나아가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소 힘도 힘이요,새 힘도 힘이다.’라는 말처럼 부족하고 뒤처진 사람에게도 능력에 적합한 일거리를 나눠주는 배려의 정신 또한 필수적이다.

일반국민의 노력만으로는 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다.정치인·관료들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소 굿소리 듣듯’ 여론은 외면하면서,제 잇속만은 ‘쇠가죽을 무릅쓰고’ 찾아먹는 일은 더이상 용서 받기 어렵다.그러다가는 ‘소한테 물렸다.’라고 후회할 날이 머잖아 올 것이다.정책 시행 시기를 놓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거나 ‘소 대가리에 말 궁둥이 갖다 붙이는’ 식의 서투른 짓도 이제는 금물이다.

‘소는 농가의 조상’이라고 했다.전통 농경사회에서는 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으므로 조상같이 위해야 한다는 뜻으로 생겼을 속담이다.하긴 그럴 법도 하다.소는 살아 생전에는 노동하는 데 온힘을 다하고 생을 마감하면서는 뿔에서 꼬리까지,어느 한 부분 버릴 데 없이 제 몸을 인간들에게 제공했다.소의 근면성과 희생정신을 그 어느 가축이 감히 따랐겠는가.

올 한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처럼만 살자.그래서 내년 호랑이해에는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하여 포효하도록 하자.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9-01-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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