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연하장/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연하장/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08-12-26 00:00
수정 2008-12-2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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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체국에 갔다.얼마전 군에 입대한 조카에게 연하장을 보내기 위해서였다.요즘에는 이메일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직 훈련소에 있는 조카는 이메일을 사용할 군번이 아니니 고전적인 연하장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우체국 연하장을 구입했더니 직원은 흰색 편지지를 한장 준다.사연을 쓰라는 것이겠지.조카에게 편지를 쓰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초등학교 시절 ‘국군 장병 아저씨께’로 시작하는 위문편지를 쓴 이후 처음으로 현역 군인에게 쓰는 편지였다.그러고 보니 편지를 쓰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귀여웠던 조카의 어릴 적 얼굴을 떠올리며 고된 훈련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도록 좋은 말만 골라서 썼다.그러다가 마지막에 그만 잔소리하는 버릇이 나오고 말았다.틈틈이 독서를 해서 군대생활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라고….지우고 싶었지만 지저분해질 것 같아 그냥 보냈다.군대 안 가봐서 신병 훈련이 얼마나 고된지 모르는 이모가 한 말이니 조카는 이해하겠지?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12-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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