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내향적 지방행정체제 개편으로/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내향적 지방행정체제 개편으로/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 교수

입력 2008-11-25 00:00
수정 2008-11-2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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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최근 정치권과 정부가 2005년 제17대 국회에서 논의됐다가 중단된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다시 군불을 지피고 있다.현행 지방행정 체제는 1896년 13도제를 채택한 이후 100년 넘게 중앙집권적으로 유지돼 지방자치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오늘날과 같이 교통,통신이 발달된 정보화시대에 부합하기 어렵고,경제활동구역과 행정구역의 불일치로 인한 주민 불편도 갈수록 강요되고 있다.

 게다가 행정계층의 다계층제로 인한 기능 중복과 예산·인력 낭비에 따른 행정의 비효율성이 심각하고,정치사회의 오래된 지역감정 문제를 노출하고 있어 개편의 필요성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지금 논의되는 것은 지방행정 계층을 1단계 감축하는 방향에서 도를 폐지하고 시·도와 시·군·구를 통합해 전국을 60~70개 전후의 단층제 ‘통합광역시’로 재편하자는 주장이다.그러나 오랜 역사성에 근거한 구역을 인위적으로 통·폐합할 경우의 부작용을 간과하거나 주민의 정서에 반할 수 있는 획일적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오히려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주민에게 행·재정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최적 규모의 행정체제는 어떤 것일까.자치행정구역과 행정을 수행할 때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최적의 행정단위는 어떤 것일까.이런 측면에서 자치단체의 계층구조를 논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참여정부에서 시행해봤던 지방자치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향적 틀로서의 지방행정 체제보다는 그 체제 내에서 움직이는 내향적 틀로서의 권력관계 배분과 관련된 지방행정 체제의 개편이 더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타난 지방자치의 문제는 행정비능률에 따른 구역개편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연계성이 약한 정치·행정체제 아래에서 중앙권력 중심의 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해왔던 데서 비롯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즉,주민이 직접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원을 선출해 주민자치의 근간을 마련했지만 중앙정부의 협력과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고리가 차단됨으로써 국가와 지방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여기에 국가정책에 대한 지방주민의 반발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그에 따른 행·재정적 낭비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뿐만 아니라 지역의 주민대표 기관이라고 하는 지방의회를 만들어 놓았지만 지방의원들은 그 지역에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다시 말해 각자의 지역에서 격리돼 의정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또 국회의원에게 종속된 관계 속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어 대등한 관계에서 지역 문제를 논의하는 데 원초적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권력관계 속에서 지방자치는 국회와 지방의회,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국가와 지방의 통합정치·행정을 운영하는 데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우리의 지방자치는 국가의 지배논리가 너무 강해서도 약해서도 안되고,지방의 독립논리가 너무 강해서도 약해서도 안되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틀을 만들고 내용을 담아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지방의 문제가 국가의 문제가 될 수 있고,국가의 문제가 지방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따라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간 관계가 국가의 통일성 내에서 유기적인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본다.정치·행정적 권력관계를 이뤄내는 내향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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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 교수
2008-11-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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