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국의 과학기술대국 전략 엿보기/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시론] 중국의 과학기술대국 전략 엿보기/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입력 2008-11-12 00:00
수정 2008-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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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금융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다수의 경제적 약소국가들은 벌써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신청하고 있으며,11년 전 IMF로부터 경제주권을 잃은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더욱 커다란 충격과 불안을 안겨 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에 전이되면서 경기하강기에는 필연적으로 경제, 산업 및 과학기술분야에 취약한 국가들이 가장 크고 폭넓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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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과학기술정책 교수
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과학기술정책 교수
이러한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전화위복의 기회를 살려서 국가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시도가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 관찰되고 있다. 그것도 약 2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첨단산업에 접목시켜 국가경쟁력의 기초를 확고하게 하는 전략인 것이다.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교가 설립한 투스파크 (TusPark)에서 아시아과학단지협회가 주관하고 유네스코, 중국칭화대학, 세계과학단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cience Park:IASP)가 후원하는 제12차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였다.

우선 1994년에 설립하여 올해까지 14년 만에 세계적인 과학단지로 발전한 투스파크는 세계 굴지의 IT기업인 아이비엠(IBM),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Google) 등이 입주하고 있으며 400여개의 첨단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첨단산업의 미래를 보여 주는 곳이다.

그렇다면 투스파크는 어떻게 최단시간 내에 중국을 대표하는 첨단과학단지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투스파크는 칭화대학이 소유주로 있으나, 투스파크사라는 사유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적 경영기법을 이식하고 있다. 이는 유교문화권인 동북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실시되고 있는 체제이다. 동북아 국가가 전통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정부주도의 소유와 경영을 동시에 운영하는 비효율 및 비전문성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서구의 선진 경영체제를 신속하게 도입한 것이 짧은 시간 내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한 것이라 판단된다.

이외에도 칭화대학이라는 중국 최고대학에서 우수한 인력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급속한 성장에 일조하였으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중요성으로 인하여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의 연구소 유치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투스파크의 지속적 발전은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이로 인한 우리나라의 혁신클러스터 및 테크노파크의 기능은 상대적 비교우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리라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혁신클러스터 및 테크노파크의 발전방향 및 전문화를 재고하여야 하며 경쟁력 강화에 전략적 접근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이 두 양대 산맥의 과학기술단지의 관계는 상호 경쟁과 협력관계를 지향하고 있으며, 국가의 과학기술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튼튼한 기초과학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두 과학기술단지를 기초로 상업화 기술에 전념한다면 우리나라와 기술격차를 최단시간 내에 단축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리라 판단된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 및 전략을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발전방향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여야 할 때이며, 우리의 고질적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할 때이다.

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2008-1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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