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에서 돌아오니 책상 위에 작은 종이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보낸 이는 선배였다. 평소 소홀했던 것이 떠올라 추석 때 문자메시지로 안부를 물었던 분이었다.
궁금증에 곧바로 상자를 뜯었다. 책이었다. 예쁘게 다듬어진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마지막 강의’였다. 그저 그런 책이겠군. 선입견이 들었다.
책이라면 끝까지는 못 읽어도, 꼭 들춰보는 성품이라 곧바로 펼쳤다. 순식간에 절반쯤 읽었다. 다른 재주는 없어도 책만은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대학에서 가진 마지막 강의였다. 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헤드 페이크. 저자가 풀이한 뜻은 스포츠에서 팀워크, 인내심, 역경 극복 등의 우회적 가르침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선배는 이 책을 골라 보낼 때 어떤 헤드 페이크를 염두에 두었을까. 삶을 더욱 사랑하라는 것이 아닐까. 슬며시 웃음지으며 누구에게 헤드 페이크를 걸어볼까 주변을 떠올려본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궁금증에 곧바로 상자를 뜯었다. 책이었다. 예쁘게 다듬어진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마지막 강의’였다. 그저 그런 책이겠군. 선입견이 들었다.
책이라면 끝까지는 못 읽어도, 꼭 들춰보는 성품이라 곧바로 펼쳤다. 순식간에 절반쯤 읽었다. 다른 재주는 없어도 책만은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대학에서 가진 마지막 강의였다. 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헤드 페이크. 저자가 풀이한 뜻은 스포츠에서 팀워크, 인내심, 역경 극복 등의 우회적 가르침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선배는 이 책을 골라 보낼 때 어떤 헤드 페이크를 염두에 두었을까. 삶을 더욱 사랑하라는 것이 아닐까. 슬며시 웃음지으며 누구에게 헤드 페이크를 걸어볼까 주변을 떠올려본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2008-09-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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