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지난 7일 경기도 이천 냉동 물류창고 화재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여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소방당국이 추정하는 이번 사고의 원인은 단순하다. 지하 1층 기계실에 유증기가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용접이나 전기작업으로 생긴 불꽃이 튀면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서두른 것이 화를 자초했다. 우레탄폼 등 휘발성 물질을 그대로 둔 채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피해가 커졌다. 소방준공검사와 건물사용 승인에서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축구장 3배만 한 크기의 냉동창고에 출입구는 한 방향뿐이었다. 칸막이가 돼 있어 탈출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사고 당시 화재 경보음은 물론 대피방송도 없었다. 스프링클러는 폭발과 함께 무용지물이 됐다. 그런데도 이 건물은 지난해 10월 말 소방준공 검사필증을 얻고 11월 초에 건축물 사용승인을 받았다. 당시 소방당국은 현장검증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이번 참사는 10년 전 발생한 부산 냉동창고 화재와 판박이다. 창고회사, 시공업체, 소방당국의 3중 부실이 부른 이번 사고도 각자에게 주어진 안전의무만 제대로 지켰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측은 사상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원인을 밝혀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이번 참사를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삼고,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부끄러운 참사가 되풀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08-0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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