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내일 새 대표를 뽑는다. 대선 참패 이후 구심점 없이 우왕좌왕하던 신당이 비로소 새로운 지도 체제를 구성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쏠리는 국민적 관심, 정권인수위원회의 속도감 넘치는 활동,10년만의 정권 교체에 거는 기대감에 신당의 존재감은 희박했다. 그런 만큼 새 대표를 중심으로 신당이 어떻게 당을 추슬러 국민들에게 ‘차기 야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좌표를 보여주는가는 큰 과제이다. 비록 전당대회 경선이 아닌 교황 선출방식으로 대표를 뽑는 한계는 있지만 어렵사리 이룬 합의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당내 제 정파들은 승복해야 할 것이다.
새 지도부를 꾸릴 신당은 대선에서 왜 국민들의 냉혹한 심판을 받았는지를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반성하길 바란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 말고는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는 지도부는 한 명도 없다. 친노든 반노든 책임만 떠넘기며 4월 총선의 공천권을 챙기겠다고 하니 비웃음만 살 뿐이다. 죽는 게 사는 것이라는 각오로도 부족한 판이다. 기득권을 지키려 해봤자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의 견제세력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할 리 만무하다. 부실한 야당은 차기 정부·여당의 독주를 부를 수 있으며 이는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신당에는 새 술과 새 부대가 필요하다. 살을 도려내는 대대적인 물갈이 없이 지금의 면면으로는 유권자들의 외면은 불보듯 뻔하다.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한 흐름과 요구를 읽어 국정 운영의 동반자 혹은 비판자로서 새 패러다임과 정체성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 지도부가 뒤로 물러서지 않고 원칙 없는 합당론, 반 이명박 네거티브 전략, 공허한 이념을 떠들어서는 국민들을 또 한번 실망으로 몰아갈 뿐이다.
2008-0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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