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세청장 뇌물’ 입씨름 볼썽사납다

[사설] ‘국세청장 뇌물’ 입씨름 볼썽사납다

입력 2007-10-29 00:00
수정 2007-10-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군표 국세청장의 뇌물 상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진과 국세청장의 기싸움이 볼썽사납다. 두 권력기관 간에 벌어지는 입씨름을 보면서 빨리 진실을 가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전 청장에게 뇌물을 상납했다고 진술한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입막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으니 상황은 점입가경이다.

겉으로 드러난 모양새로는 전 청장에게 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정상곤씨를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비하했다. 검찰 수사를 “거대한 시나리오”라고 했고,“복잡한 김상진은 어디 가고 전군표만 남았느냐.”고 되물었다. 설령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증거로 반박해야 한다. 아무리 현직에 있다고 해도 의혹의 당사자로서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스스로 판단해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점이 있다면 이른 시기에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검찰은 이번 주중 전 청장을 소환해 사법처리를 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현직 국세청장의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세청 전체에 누를 끼치는 일이다.

검찰은 전 청장과의 기싸움보다는 보강수사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정상곤씨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사는 곤란하다. 전 청장은 뇌물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정상곤씨에게 진술을 번복하라고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병대 부산지방국세청장 역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검찰 수사 결과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내의 상납 고리가 사실이고, 권력형 비리가 개입되어 있음에도 이를 밝혀내지 못하면 검찰의 수치로 남는다.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바란다.

2007-10-2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