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전영혁씨의 경우/임병선 체육부차장

[길섶에서] 전영혁씨의 경우/임병선 체육부차장

입력 2007-10-15 00:00
수정 200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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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엄혹했던 80년대를 견뎌낸 힘이 무엇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난, 전영혁이란 이름을 대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1986년 4월29일 방송을 시작한 그는 21년을 한결같이 좋은 음악 들려주는 일에만 매달려 왔다.

전씨는 ‘전영혁의 음악세계’(KBS 2FM, 새벽 2∼3시)가 15일 새벽을 마지막으로 폐지되면서 마이크를 놓았다. 그가 없는 새벽이 두렵다. 건강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자신의 학력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지 못했다.’는 게 진짜 이유란다.

그답다.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다른 진행자들이 이번 개편에서 살아남은 반면, 그는 방송국의 만류를 한사코 뿌리쳤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새벽을 지샌 이들은 세상 모든 이를 속인 자보다 자신을 속인 자의 처절한 채찍질에 눈물을 삼키고 있다.

‘음악세계’ 수호천사들은 게시판에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새기고 있다. 언젠가 그 상처를 다 기운 새벽, 너무 투명해 깨질 것 같은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임병선 체육부차장 bsnim@seoul.co.kr
2007-10-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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