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개혁과 개방/구본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개혁과 개방/구본영 논설위원

구본영 기자
입력 2007-10-08 00:00
수정 2007-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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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아치’ 광고판이 있는 국가간에는 전쟁은 없다.” 학구적이기로 소문난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지론이다.‘더블 아치’란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맥도널드의 머리글자 M을 상징하는 로고다. 거대 다국적 기업이 상륙한 나라들끼리는 경제·문화적으로도 밀접하게 얽히게 돼 싸울 가능성도 적다는 뜻일 게다.

‘세계화의 전도사’격인 프리드먼은 얼마전 네번째 문명비평서인 ‘세계는 평평하다’를 냈다. 올 상반기 중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에서 그는 이른바 ‘공급망(Supply-chain) 평화이론’을 주창했다. 이는 “델 컴퓨터의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 속해 있는 국가 사이에는 열전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게 요지다. 정정이 불안해지면 가장 손해보는 쪽이 기업이므로, 기업가들이 충돌을 완충하는, 위험 회피 노력에 앞장서게 된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 일각의 ‘개성공단 평화론’도 그런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남북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커지는 만큼 북측도 군사적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희망이다. 그러나 세계화, 곧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인식은 이와는 아직 괴리가 있는 것 같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개성공단서 밝힌 언급이 이를 말해준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개성공단이 잘되면 북측의 개혁ㆍ개방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해왔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곳은 남북이 함께 성공하는 자리이지 누구를 개혁ㆍ개방시키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부정적 시각을 고려한 발언일 게다. 정상회담에 동행한 민주당 이상열 정책위의장도 “북측이 개혁과 개방을 번영의 길로 나간다는 게 아니라 체제 전복의 길로 나간다고 보는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용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과는 별개로 북한 지도부도 내심 개혁·개방의 불가피성은 인정하고 있을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지 않다면 평양 거리에 성조기와 함께 맥도널드 매장이 들어서게 될 대미 수교에 매달릴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이왕 세계화가 대세라면 김정일 위원장이 좀더 ‘통큰 결단´을 해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07-10-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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