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랜드마크/구본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랜드마크/구본영 논설위원

구본영 기자
입력 2007-07-28 00:00
수정 2007-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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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세계적으로 초고층 빌딩 건축 붐이 일어난 형국이다. 이름 그대로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摩天樓·skyscraper) 짓기 경쟁이다. 여기엔 도시의 랜드마크(landmark·상징적 건조물)가 될 만한 빌딩을 세워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제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초고층 빌딩 건축은 당초 미국이 선도했다.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102층·381m)이 들어서면서 뉴욕 맨해튼은 마천루의 숲으로 뒤덮이다시피 했다. 세계무역센터(110층)는 2001년 9·11테러로 무너져 ‘그라운드 제로’로 남을 때까진 뉴욕의 랜드마크였다. 새천년 들어서는 아시아권이 초고층빌딩 경쟁을 주도중이다.2004년 타이완 101빌딩(508m)이 들어섰지만 이미 세계기록이 깨졌다. 삼성물산이 이달 지상 140층(510m) 골조공사를 끝낸 ‘버즈 두바이’가 그 주인공이다.2008년쯤 높이 830m(160층) 빌딩이 우리 기술로 완공된다고 하니 벌써 뿌듯해진 기분이다.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112층(555m)짜리 제2롯데월드 건축 계획이 일단 좌절됐다. 그제 열린 국무조정실 행정조정협의회에서 “203m 이하로만 건축할 수 있다.”는 국방부안이 최종 결정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성남공항 이착륙 항공기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공군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문득 몇년 전 중국 현장취재 때의 일화가 떠올랐다. 한 관리에게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상하이를 상기시키며 “올림픽이 열릴 베이징엔 왜 진마오타워(421m)같은 초고층 빌딩을 짓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베이징엔 자금성, 이화원, 톈안먼 광장 등 명소가 이미 너무 많다.”며 싱긋 웃었다.

도시에는 역사와 문화가 밴 기념비적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할 듯싶다. 높이만 앞세울 게 아니라 질적으로도 도시의 얼굴이 될 만해야 한다는 얘기다. 얼마 전 서울시도 4대문 안 초고층 빌딩 신축제한 방침을 발표하지 않았던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높이라야 최고 67m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항의 경관에 어울리는 조개껍질 형상의 이 건물은 세계 관광객들 마음 속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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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07-07-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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