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선주자 5명이 어제 광주에서 첫 토론회를 갖고 본격적인 정책 대결에 나섰다. 범여권이 지리멸렬한 이합집산 논의로 혼미를 거듭하는 터에 그나마 지지율 50%를 웃도는 원내 1당이 제대로 된 경선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나라당 또한 그간의 경선룰 갈등과 줄 세우기 논란으로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던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다섯 주자들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데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다.
토론회에서 다섯 주자들은 ‘한반도 대운하’(이명박),‘줄·푸·세 운동’(박근혜) 등 그동안 갈고 다듬은 나름의 정책비전을 내놓았다. 토지소유상한제(홍준표)나 1가구1주택제(원희룡), 남북경협 중심의 경제성장(고진화) 등 차별화된 정책들도 제시됐으나 대체로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풂으로써 성장동력을 확충한다는 당의 정책기조를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몇몇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거나 경쟁후보에게 맞불을 놓으려 급조한 것으로 비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원희룡 후보의 근로소득세 전면 폐지나 홍준표 후보의 경부고속도로 복층화 구상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환경문제가 제기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나 지나치게 통계수치에 의존한 박근혜 후보의 세출예산 감축 방안도 검증이 더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섯 주자 모두 성장 위주 정책이 낳을 그늘에 대한 대책이 소홀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밋빛 공약으로 지지를 얻는 세상은 지났다. 그저 정권만 바꾸면 잘 산다는 식이어서도 안 된다. 세밀한 집행계획과 치열한 검증이 요구된다. 특히 이·박 두 주자는 차기 대권에 근접한 인사들이다. 자신의 공약이 곧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이 될 수 있다는 자세로 보다 완성도 높은 정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2007-05-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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