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이없는 대학병원의 性차별

[사설] 어이없는 대학병원의 性차별

입력 2007-03-10 00:00
수정 2007-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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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이 인턴을 채용하면서 조직적으로 여의사들을 차별 대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병원은 인턴 40명을 뽑는 과정에서 성적에 상관없이 여의사는 11명만 합격시켰다. 그 결과 지원성적이 30등 안에 든 여의사 7명이 탈락한 반면 남자 의사는 67등까지 합격했다고 한다. 게다가 이 병원은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여성 몫이 11명에 불과하다고 공공연하게 밝히는 한편 여의사들에게 지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의사라는 직업이 근육을 쓰는 육체노동자가 아닐진대 여성을 차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의사로서의 자질·능력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인턴 채용 기준에 따라 평가하면 된다. 그런데도 그 결과를 무시하고, 단순히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성적이 우수한 여의사들을 배제하였으니 이는 자신들이 수행하는 의사라는 직업의 전문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짓이나 다름없다.

해당병원은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고는 채용을 제한하는 이유가, 레지던트 지원 단계에서 여의사들이 원하는 전공 과에 쉽게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이지 여성차별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어리석고도 해괴한, 가부장적인 의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주장이다.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이 당당히 제 몫을 해내는데 의료계에서만은 아직도 여성이 윗사람 지시에 순종하고 보호를 받아야 하는가. 환자는 실력 있는 의사를 원하지 남자의사를 바라지 않는다. 전근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헤매는 대학병원측의 맹성을 요구한다.

2007-03-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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