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한일관계사/이용원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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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2-13 00:00
수정 2007-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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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문구만큼 한국·일본 양국의 관계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표현은 달리 없을 것이다. 지리상으로는 50㎞ 거리에 불과한 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국가요, 혈통상으로도 두 나라 국민은 이웃사촌이다.1987년 도쿄대 인류학과 가쓰로 하니하라 교수는, 서기 700년 무렵 일본 총인구에서 한반도 이주자의 비율이 80∼90%에 이른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대 일본인 유전자의 형질은 충남 지역 한국인의 것과 가장 비슷하다는 일본 학자의 연구 결과도 있었다. 따라서 지리상·혈통상으로 양국은 어떤 나라보다 가까울 수밖에 없다.

반면 양 국민이 상대에게 느끼는 정서적 간극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들보다 더 넓으니 ‘먼 나라’라는 표현 또한 틀린 말이 아니다. 정서적 간극이 넓은 까닭은 우선 역사인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고대에 우리 조상이 일본 열도로 건너가 나라를 세웠고 대대로 문화를 전해줬는데, 지난 100∼200년새 강해졌다고 우리를 침략해?’라는 서운한 감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에 견줘 일본인들은 ‘고대에도 한반도에는 일본 식민지가 있었을 정도로 한·일 관계에서 우리가 항상 우위에 있었지.’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역사인식의 틈새를 좁히려는 노력이 양국 사학자·교육자 사이에서 꾸준히 있어 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협의회가 공동 집필한 교재 ‘마주 보는 한일사’가 출간됐다. 양국의 역사교육을 담당한 교사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적잖은 가치를 지닌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집필 범위를 고대에서 개항기까지로 축소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근현대사를 다루는 부담이 큰 것이다.

이번에는 한·일 관계를 통사적(通史的)으로 다룬 고교생용 역사교재 ‘한일 교류의 역사-선사부터 현대까지’가 다음달 1일 양국에서 동시 시판된다고 한다. 한국의 역사교과서연구회와 일본의 역사교육연구회가 10년동안 공동 연구·집필한 이 책이 한·일 양 국민의 편향된 역사인식을 깨고 상대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서로 미워하고 견제만 한다면 한·일 양국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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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7-02-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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