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짓 진술 강요하며 사법정의 말하나

[사설] 거짓 진술 강요하며 사법정의 말하나

입력 2007-02-07 00:00
수정 2007-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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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제이유그룹 로비의혹 피의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나왔다. 담당 검사가 “기소할 틀을 다 짰는데 도움을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법정에서도 거짓 진술을 할 것을 강요한다. 짜맞추기식으로 표적수사 대상자를 구속하겠다는 고백이었다. 대한민국의 검찰이 아직 이 정도인가. 검찰 현주소를 새삼 확인하면서, 분노에 앞서 서글프다는 느낌이 든다.

기획수사의 경우 결론을 내려놓고 피의자를 만들고, 틀에 맞춰 마무리하는 예가 적지 않다는 게 검찰 주변의 지적이었다. 이번 사건이 이를 입증했다. 더구나 거짓 진술 유도로 구속하려 했던 이가 청와대 비서관이다. 권력기관 인사를 유력한 혐의자로 만들 정도라면, 일반인은 말할 필요도 없다. 녹취록을 공개한 이가 또다른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이고, 주수도 제이유회장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공개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검찰의 부도덕과는 별개로 검증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난해 법관들에게 “검찰의 밀실 조서를 던져 버려라.”고 했을 때, 검찰은 “변호인 조력이 보장되고 공개 장소에서 수사가 이뤄진다.”며 반박했다. 이번 사태가 검찰 반박이 공허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검찰은 어제 대국민사과를 하고 감찰을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사과나 감찰, 징계로 그칠 일이 아니다. 공명심이 강한 한 검사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해서도 안된다. 수사체계나 관행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피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 등 고위인사의 발언도 문제다. 사건 초기 ‘사상 최대의 사기사건’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수사팀에 부담을 줬을 것이다. 검찰의 각성과 거듭나는 노력을 기대한다.

2007-0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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