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주산업(옛 그레이스 백화점) 회장 김흥주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점입가경이다. 검찰은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신상식 금감원 전 광주지원장을 구속한 데 이어 이근영 전 금감원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김씨와 관련의혹이 있는 감사원 고위간부와 전직 국세청장의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김 부원장은 김씨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고 신용금고 인수 계약이 이뤄지도록 금고측에 압력을 행사했으며 신 전지원장도 직위를 이용해 김씨에게 대출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의 설립 허가와 감독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기관의 고위 간부들이 일개 업자의 돈 로비에 놀아났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충격적이다.
김 부원장에게 김씨를 금고측에 소개했다는 이 전 금감원장은 “지시가 아니라 단순한 소개”라고 항변하고 있다. 검찰이 이 전원장을 조사해 지시인지, 단순 소개인지를 밝혀내겠지만 김씨가 돈 로비로 총자산 6000억원짜리 금고를 거저 먹으려 했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감독부실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검찰, 법원은 물론 정치권과 청와대, 국세청, 감사원까지 인맥을 쌓으며 ‘형제 모임’을 운용했다고 한다. 김씨가 미국으로 도피하기 전 무마를 청탁한 현직 검사장이 좌천되기도 했다. 김흥주씨 사건에 금감원 만이 연루됐다는 보는 국민들은 없다. 흐지부지됐던 과거 금품비리 사건과 달리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고 권력기관들의 타락한 기강을 바로잡는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
2007-0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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