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기분이 개운치 않다. 유명 연예인 부부의 가정폭력 사건 때문인데,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를 둘러싼 공방전 탓이다.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났다. 폭력남편을 향한 비난이 그 하나요, 폭력을 부른(?) 부인을 겨냥한 힐난이 그 하나다. 놀랍게도 폭력을 우려하는 쪽 못지않게 폭력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적지 않은 이들이 그 부인이 어떤 ‘맞을 짓’을 했을지에 주목했다.‘그 정도로 맞았다면 분명히 맞을 짓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원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됐다. 일부는 ‘폭력남편도 잘못했지만, 맞은 부인도 잘못’이라는 결론까지 내렸다.
황색언론들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양측의 주장을 경쟁적으로 보도하며 진실공방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우리가 이 정도로 폭력에 무심한가 싶으면서 얼마 전 영화관에서 겪은 일이 떠올랐다. 지난 연말 ‘열혈남아’라는 영화를 봤을 때다. 폭력성이 다분한 영화라 내심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잔혹한 폭력, 일상에서는 듣기 힘든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했다. 이런 영화가 15세 관람가라는 게 의아스러울 지경이었는데, 영화 상영이 끝나고 보니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았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이라 더욱 놀라웠다. 성(性)에는 민감하면서 폭력에는 관대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
어찌 보면 현실은 영화보다 더 폭력적이다. 어린이들은 온라인 게임과 영화를 통해 폭력을 배우고, 교육 목적이라는 미명 아래 학교와 가정의 폭력에 길들여진다.‘맞을 짓’에 대한 수단으로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폭력은 알을 까듯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되풀이된다.
한 중학생이 온라인 또래 게시판에 올린 하소연이 잊혀지지 않는다.“제가 정말 선생님한테 맞을 짓을 한 건가요?”사회가 그 학생에게 속시원한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맞을 짓’이란 없다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돼선 안 된다고 말이다.
강혜승 기획탐사부 1fineday@seoul.co.kr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났다. 폭력남편을 향한 비난이 그 하나요, 폭력을 부른(?) 부인을 겨냥한 힐난이 그 하나다. 놀랍게도 폭력을 우려하는 쪽 못지않게 폭력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적지 않은 이들이 그 부인이 어떤 ‘맞을 짓’을 했을지에 주목했다.‘그 정도로 맞았다면 분명히 맞을 짓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원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됐다. 일부는 ‘폭력남편도 잘못했지만, 맞은 부인도 잘못’이라는 결론까지 내렸다.
황색언론들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양측의 주장을 경쟁적으로 보도하며 진실공방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우리가 이 정도로 폭력에 무심한가 싶으면서 얼마 전 영화관에서 겪은 일이 떠올랐다. 지난 연말 ‘열혈남아’라는 영화를 봤을 때다. 폭력성이 다분한 영화라 내심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잔혹한 폭력, 일상에서는 듣기 힘든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했다. 이런 영화가 15세 관람가라는 게 의아스러울 지경이었는데, 영화 상영이 끝나고 보니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았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이라 더욱 놀라웠다. 성(性)에는 민감하면서 폭력에는 관대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
어찌 보면 현실은 영화보다 더 폭력적이다. 어린이들은 온라인 게임과 영화를 통해 폭력을 배우고, 교육 목적이라는 미명 아래 학교와 가정의 폭력에 길들여진다.‘맞을 짓’에 대한 수단으로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폭력은 알을 까듯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되풀이된다.
한 중학생이 온라인 또래 게시판에 올린 하소연이 잊혀지지 않는다.“제가 정말 선생님한테 맞을 짓을 한 건가요?”사회가 그 학생에게 속시원한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맞을 짓’이란 없다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돼선 안 된다고 말이다.
강혜승 기획탐사부 1fineday@seoul.co.kr
2007-01-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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