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공간] 환경 선진국 독일/노수홍 연세대 교수·한국막학회 회장

[녹색공간] 환경 선진국 독일/노수홍 연세대 교수·한국막학회 회장

입력 2006-12-18 00:00
수정 2006-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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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독일을 10여일 다녀왔다. 유럽연합(EU)에서 추진하는 고도 하수처리 기술인 MBR공법 표준화 워크숍에 초청받았다. 우리나라 기술 현황을 발표하고 우리 기업들이 개발한 MBR공법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였다.

오랜만에 다시 가본 독일의 새로운 모습을 베를린에서 뒤셀도르프로 가는 기차를 타면서 느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의 보리밭에 거대한 흰색의 바람개비가 무리를 지어 서서히 돌아가고 있었다. 고속열차 ICE를 탄 4시간 동안 거의 계속되는 풍경이었다. 지난 10여년 독일은 바람을 이용하여 발전하는 풍력발전기를 곳곳에 설치하였다.

1983년 독일 연방의회에 진출한 녹색당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지하고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되는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줄이는 정책을 주장하였다. 그 대신 독일은 지속가능한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다양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독일의 환경수도라 불리는 프라이부르크시가 지난 20여년 성취한 결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1970년 1차 오일 쇼크 때 석유자원이 부족한 많은 나라가 원자력발전에 눈을 돌렸다. 독일도 프라이부르크시의 조그만 마을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반대운동이 인근 도시로 확산되면서 반핵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이 운동이 결국 녹색당 설립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하였다. 현재 태양광을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가 도시 전기공급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150여가구의 마을 전체가 태양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는 쉴리어베르그라는 태양마을도 있다.

태양전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비는 원자력이나 화석원료보다 5배 이상 된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년 원자력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기를 태양전지가 생산한다.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와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태양광 발전이 화석연료 발전보다 경제성에서 뒤처지지 않을 때가 머지않았다. 기상조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풍력발전이 화석연료발전과 이미 경쟁하는 단계에 와 있다.

독일정부의 다양한 정책은 결국 독일 기업이 태양광과 풍력발전 산업의 선두에 설 수 있게 하였다. 독일은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결실을 얻었다.

독일인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가정과 학교에서 체험으로 배우는 교육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특히 에너지와 더불어 물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생활습관은 정말 부러울 정도다. 독일 강수량은 우리나라의 60%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물값도 매우 비싸 1인당 물 사용량이 선진국에서 가장 적다. 따라서 빗물을 받아서 이용하고, 내린 빗물이 땅에 스며들면 지하수로 저장해 활용하는 기술도 매우 우수하다.

독일은 강에서 수돗물의 90% 이상을 취수하고 강을 이용한 운하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따라서 도시와 공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와 폐수는 매우 엄격한 배출기준을 정하여 처리된다. 또 산림과 농지에서 나오는 비점오염원의 관리도 철저하다.

최근에는 EU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물로 수영을 해도 시민들의 건강에 문제가 없도록 방류기준을 정하였다. 뒤셀도르프 인근에 하루 4만3000t의 하수를 EU 방류기준에 맞도록 고도 처리하는 MBR 하수처리장을 유럽에서 처음으로 2004년 건설하였다.

우리나라는 독일보다 수자원이 풍부하지만 강을 효율적으로 관리·사용하지 못하고 환경보전이라는 명분으로 방치한 지역이 많이 있다. 최근에 한강과 낙동강의 물길을 연결하여 독일처럼 강을 이용한 운하를 개발하자는 제안에 많은 논쟁이 있다.

강의 본질은 흐르는 깨끗한 물과 살아 있는 다양한 생태계다. 독일인의 자연 사랑과 강을 이용하고 다스리는 지혜를 우리는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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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홍 연세대 교수·한국막학회 회장
2006-12-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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