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빌딩에서 구두를 닦는 아저씨는, 오가는 게 눈에 띌세라 조용히 사무실을 누빈다. 그런데 어제는 책상 앞에서 주춤거리는 것이 평소와 달랐다.“저어, 이런 얘기도 글이 되려나 모르겠는데…. 전에 그를 소재로 ‘길섶에서’를 썼던 인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온 모양이었다.
그가 망설이며 털어놓은 사연은 그랬다. 그의 일터는 지하3층에 있다. 주차장의 한쪽 구석이기 때문에 앞에 차가 주차해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엊그제는 앞에 있던 차가 빠져나가고 난 뒤에 보니, 일터 앞의 빈 탁자에 케이크상자 하나가 놓여있었다. 뭔가 싶어 열어보니 빨간 홍시 일곱 개가 들어있었다. 추운데 고생한다고 누군가 슬그머니 갖다 놓은 것이다. 고마운 마음에 집으로 가져갔는데, 어찌나 달고 단지 딸은 잘 먹지도 못하더란 것이다. 얘기를 다 마무리하기도 전에 황급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그가 가슴에 품고 미처 하지 못했을 말을 혼자 중얼거렸다.“누가 뭐래도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 곳이거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그가 망설이며 털어놓은 사연은 그랬다. 그의 일터는 지하3층에 있다. 주차장의 한쪽 구석이기 때문에 앞에 차가 주차해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엊그제는 앞에 있던 차가 빠져나가고 난 뒤에 보니, 일터 앞의 빈 탁자에 케이크상자 하나가 놓여있었다. 뭔가 싶어 열어보니 빨간 홍시 일곱 개가 들어있었다. 추운데 고생한다고 누군가 슬그머니 갖다 놓은 것이다. 고마운 마음에 집으로 가져갔는데, 어찌나 달고 단지 딸은 잘 먹지도 못하더란 것이다. 얘기를 다 마무리하기도 전에 황급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그가 가슴에 품고 미처 하지 못했을 말을 혼자 중얼거렸다.“누가 뭐래도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 곳이거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2006-11-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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