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집값이 또 오름세를 타고 있다. 분양시장도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서울 강남의 어느 재건축아파트는 최근 보름 사이에 1억 9000만원이나 올랐는가 하면, 일산·산본 등지에서는 20평대 아파트가 수천만원씩 오르면서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가격상승은 소형과 중대형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상승지역도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대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 정부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수차례의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이 다시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세금 중과 등으로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보게 될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지켜봐야 하겠으나, 당장의 오름세는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더구나 북핵 와중에서 시장이 냉각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집값이 이상 급등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 아닌가. 마침 어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신도시 추가 건설, 기존 신도시 확대 등을 통해 수도권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불쑥 밝혔다.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는 이해하나, 이는 3∼4년 후의 일이다. 지금의 집값 불안을 해소하기엔 너무 먼 미래의 구상인 것이다.
“상위 1%가 전체 집값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추장관의 발언도 시장의 진단과는 한참 동떨어진 느낌이다. 이번 현상은 주택공급의 한계, 정책 불신, 대선을 앞두고 집값 상승을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신도시 계획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관이 “집을 사지 마라, 정부를 믿고 기다려라.”라고 종용한다고 해서 풀릴 일이라고 보는가.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2006-10-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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