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힘 센 공무원은 재판도 안받나

[사설] 힘 센 공무원은 재판도 안받나

입력 2006-09-30 00:00
수정 2006-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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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오랫동안 항간에 떠돌더니 이번에는 ‘권력 있으면 죄가 없다.’라는 의미의 ‘유권무죄(有權無罪)’가 유행하게 될 모양이다.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법무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 7월까지 형사 입건된 공무원이 기소되는 비율은 11.8%였다. 일반 입건자가 53.1% 기소된 데 견주면 5분의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공무원 중에서도 힘 있는 기관에 근무할수록 기소율은 낮아졌다. 법무부 직원은 1.1%, 대검찰청 직원은 2.3%, 경찰청 직원은 7.0%였다. 이러니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도리어 제 식구 감싸기에 앞장선다는 지적을 어찌 벗어날 수 있겠는가.

같은 자료를 보면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입건된 공무원은 2002년 3940명에서 지난해 5828명으로, 올들어 7월까지는 3081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게다가 전체 공무원 직무 범죄자의 절반가량이 앞서 언급한 세 기관 소속으로 집계됐다. 법 집행기관 공무원이 직무 관련 범죄를 저지르고, 이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니 공무원 범죄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건 마른 나무에 꽃 피기를 기다리는 일과 진배없을 것이다.

‘유전무죄’는 이 사회의 사법정의를 뿌리째 뒤흔드는 오랜 악습이다. 거기에 ‘유권무죄’까지 합세하면 이 나라 교도소에는 정말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법무부·대검찰청·경찰청 등 이번에 의혹을 산 기관들은 기소율이 낮은 원인을 정밀 분석해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솜방망이 처벌이 다시는 없도록 특단의 대책도 함께 밝혀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공정성을 잃으면 법치의 바탕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6-09-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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