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후유증/진경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후유증/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입력 2006-09-18 00:00
수정 2006-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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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지인이 큰 수술을 받았다. 병원의 난데없는 ‘통보’에 철렁 내려앉은 마음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다행히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약간의 후유증이 남긴 했지만 예전의 건강도 되찾았다. 한데 최근 만난 그의 표정이 영 밝지가 않았다.“주위의 시선이 전 같지가 않아. 술 먹자는 얘기도 줄었고…, 야근이라도 하려치면 몸 괜찮냐는 얘기부터 쏟아지고…힘든 일도 안 맡기는 거 같고. 난 정말 괜찮은데 말이지. 생각해서 하는 말들이겠지만 부담스러워. 공연히 위축되고 말이야.”

풀 죽은 그를 보면서 사고로 2년 가까이 조금 불편한 몸으로 지내야 했던 몇 해 전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 반 년에 한 번씩 네 차례 수술을 받았던 당시 두 가지 말이 귀에 박혔다. 마지막 수술을 앞두고 듣던 “또 수술해?”와 멀쩡해진 뒤로도 몇 년을 따라다닌 “이젠 괜찮아?”이다. 무슨 조화인지 그 위로의 말들은 ‘또 병가 내는 거야?’와 ‘이제 일 좀 하지.’로 둔갑해 내 귀를 때렸었다.

몸이 다치면 마음이 닫힌다. 그 마음이 다시 열릴 때까지 조금은 센스있는 주위의 배려가 필요할 듯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6-09-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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