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하나 있던 ‘보통 이발소’가 문을 닫은 뒤로 머리를 깎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머리 손질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도 여기 저기 기웃거리기 일쑤다. 갈 곳이라고는 미용실밖에 없는데, 아주머니들이 ‘상주’하는 그 곳의 문을 여는 건 꽤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단골 미용실이 생겼다. 그 곳에 정착하게 된 건 순전히 미용사 아가씨의 친절 덕분이다. 그녀는 누가 문을 열면 뛰어나갈 듯 반갑게 인사를 한다. 종일 서 있으니 피곤하련만, 얼굴은 늘 보름달처럼 밝다. 머리 손질도 꼼꼼하게 정성을 다한다. 또 손님과 대화하는 걸 즐긴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물론 자신의 애인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친절이 항상 달가운 건 아니다. 피곤하고 머리가 복잡할 땐 대화를 꺼리는 나로서는, 그런 호의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웃는 낯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독하지 못하니 그저 맞장구를 치는 수밖에…. 그래도 매달 한번씩 그녀를 만나는 일은 즐겁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다행히 얼마 전부터 단골 미용실이 생겼다. 그 곳에 정착하게 된 건 순전히 미용사 아가씨의 친절 덕분이다. 그녀는 누가 문을 열면 뛰어나갈 듯 반갑게 인사를 한다. 종일 서 있으니 피곤하련만, 얼굴은 늘 보름달처럼 밝다. 머리 손질도 꼼꼼하게 정성을 다한다. 또 손님과 대화하는 걸 즐긴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물론 자신의 애인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친절이 항상 달가운 건 아니다. 피곤하고 머리가 복잡할 땐 대화를 꺼리는 나로서는, 그런 호의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웃는 낯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독하지 못하니 그저 맞장구를 치는 수밖에…. 그래도 매달 한번씩 그녀를 만나는 일은 즐겁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2006-09-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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