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 4대 지방 동시 선거를 통해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된 지 11년이 됐다.5·31 지방선거로 민선 4기 광역자치단체장 16명과 기초자치단체장 230명이 취임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이들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막론하고 모든 단체장들이 공통으로 외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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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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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정책의 최우선은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지역경제가 IMF 경제위기 때보다도 어렵다고 하고,KDI 같은 국책연구기관도 경기상승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일자리와 지방경제에 직결되는 건설투자가 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점 등을 반영하고 있다.
단체장들의 ‘지역경제 살리기’ 노력의 예를 살펴보면, 김완주 전북지사는 취임식 현장에서 ‘대 중국 시장개척단’을 출범시켰고,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군산항에서 자동차 수출 선박에 승선해 군산항 살리기와 대 중국 시장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와 비전을 선포했다.
대구의 김범일 시장은 ‘경제 올인’이란 용어까지 써가며 ‘희망경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산하 기업현장민원지원팀은 기업민원과 관련된 공장용지, 기업금융, 환경, 건축 등의 업무 협조를 위해 담당공무원들을 온라인 회의에 불러 최우선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주고 있다. 특히 경제국의 국·과장을 모두 40대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체장들의 ‘지역경제 살리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변혁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지식정보시대에는 ‘살아 움직이는 자치단체’ 즉, 경제환경 변화에 스스로 반응·진화·발전해가는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현재를 기준으로 100% 완벽하게 보이는 시책을 기획했다고 하더라도 그 기획안을 준비하는 데 지나치게 긴 시간이 걸려 대사를 그르쳤다면 차라리 현재 기준의 70∼80% 정도 완벽성을 갖고 기민하게 현장 대응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결국 경제환경이 엄청나게 급변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서는 변혁지향적이고 기민성(機敏性)을 겸비한 단체장을 요구한다. 이런 변혁적 리더십은 단체장이 전체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들이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며, 그들에게 자치단체에 대한 비전과 영감을 제공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더불어 요구되는 것은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다. 완벽한 시스템이 있다면 리더가 필요 없을 것이고, 완벽한 리더가 있다면 시스템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완벽한 리더도, 완벽한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리더와 시스템 모두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행정조직은 산업화 시대의 압축성장과 정보화 시대의 지식정보화를 이끄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과거 자치단체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는데도 그러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단체장의 리더십이었다고 판단한다.
앞으로 조직과 시스템을 통해서 자치단체의 개혁을 이루는 것은 필수적이겠지만, 그와 동시에 자치단체의 개혁을 이루는 데 단체장의 변혁지향적 리더십은 더욱 더 그 중요성을 더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변혁해라! 변혁 당하기 전에’라는 슬로건은 단체장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라고 하겠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2006-08-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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