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의 초대정책실장을 지낸 바 있는 김진경 전 청와대교육문화비서관이 얼마전 전교조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그것도 보통 쓴 소리가 아니다. 필자로서는 10년 묵은 체증이 뻥 뚫린 느낌이다. 그동안 전교조의 활동을 비판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로 여겨져 침묵해왔다. 묵비권 아닌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던 차였다.
사실 필자는 그의 청와대 입성 소식을 듣는 순간 ‘이건 아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전교조 측에서야 단체가 지향하는 최고의 목표점에 도달했다고 자축했을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이런 결정이 특정 교원단체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선언인지 의심스러워 연일 좌불안석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 전비서관이 그동안 교육계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필자 나름으로는 김 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지우려 노력한 것이었는데, 그런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오늘에서야 깨닫게 된다.
그동안 교육 정책은 입안되기가 무섭게 전교조의 숱한 비판을 받아야 했고, 그로 인해 교육현장의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정작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집단은 오만으로 가득 차고, 교원 평가를 비롯한 각종 혁신과제는 무참히 내동댕이쳐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교육부와 전교조 간의 갈등으로 교육정책이 표류하여 학생들은 교육의 임상실험 대상으로 내몰리고, 학부모들은 이쪽저쪽 눈치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교육정책이 지금처럼 특정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된 적도 없다. 작금의 교원 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마치 교육정책이 학생이 아니라 교원단체를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전교조 역시 이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협력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교육정책이 제대로 마련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런 원칙이 꼭 필요하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협상과 결렬을 반복해서는 안 되고, 근본적인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협상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상대방을 향해서는 입장을 바꿀 것을 촉구하고 자신의 입장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면 결국은 공멸을 초래할 것이다.
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교육학박사
사실 필자는 그의 청와대 입성 소식을 듣는 순간 ‘이건 아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전교조 측에서야 단체가 지향하는 최고의 목표점에 도달했다고 자축했을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이런 결정이 특정 교원단체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선언인지 의심스러워 연일 좌불안석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 전비서관이 그동안 교육계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필자 나름으로는 김 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지우려 노력한 것이었는데, 그런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오늘에서야 깨닫게 된다.
그동안 교육 정책은 입안되기가 무섭게 전교조의 숱한 비판을 받아야 했고, 그로 인해 교육현장의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정작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집단은 오만으로 가득 차고, 교원 평가를 비롯한 각종 혁신과제는 무참히 내동댕이쳐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교육부와 전교조 간의 갈등으로 교육정책이 표류하여 학생들은 교육의 임상실험 대상으로 내몰리고, 학부모들은 이쪽저쪽 눈치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교육정책이 지금처럼 특정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된 적도 없다. 작금의 교원 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마치 교육정책이 학생이 아니라 교원단체를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전교조 역시 이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협력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교육정책이 제대로 마련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런 원칙이 꼭 필요하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협상과 결렬을 반복해서는 안 되고, 근본적인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협상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상대방을 향해서는 입장을 바꿀 것을 촉구하고 자신의 입장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면 결국은 공멸을 초래할 것이다.
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교육학박사
2006-06-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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