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가 한국과 토고와의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13일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국민들은 싫어도 하루종일 월드컵 프로그램을 봐야 한다. 공중파로서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일이다. 오후 4시25분부터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는 ‘가자 대한민국’ 등의 프로그램이 에피타이저로 제공되고 이어 밤 9시30분부터 14일 아침 6시까지 한국-토고전, 프랑스-스위스전, 브라질-크로아티아전이 잇따라 중계된다. 한국-토고전이 재방송된 뒤 낮 12시50분부터 3시간 동안 하이라이트가 후식으로 제공돼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시청률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MBC는 지난해 노조위원장을 지낸 최문순씨를 사장으로 선임, 방송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고압적인 취재방식이 문제였지만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을 최초로 보도, 생명연구의 윤리성 등에 대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MBC는 이로인해 광고해약사태 등 경영상으로 많은 내상을 입었고, 이 후유증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MBC는 13일에는 토고전이 최고의 관심사여서 이같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지만 이같은 파행적 편성은 광고수입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대부분의 지적이다.
월드컵이 아무리 전지구적인 관심사라 해도 월드컵 종일방송은 전파낭비다. 그것도 방송 3사가 경쟁적으로 월드컵 중계방송에 나서는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하는 국민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것이다.MBC는 질좋은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그러잖아도 월드컵 올인 때문에 국가적 중대사안이 묻힌다는 비판이 많다.MBC는 지금부터라도 진지한 방송의 자리로 돌아가라.
2006-06-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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