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와 위안화 향방/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와 위안화 향방/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 2006-04-27 00:00
수정 2006-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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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 미국 부시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이란 핵문제, 타이완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도 많았지만 당장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중국 위안화의 향방이다.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위안화의 대미 달러당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설왕설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위안화의 환율 불안은 최근 원화 가치 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의 수출 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산업자원부와 산업연구원, 한국철강협회 등 7개 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90% 이상이 위안화가 절상되면 우리 원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예상대로 부시 대통령은 위안화의 유동성 강조와 함께 대폭적인 절상을 요구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향후 위안화 환율 향방에 대한 구체적 언급없이 평소 주장대로 주동적, 제도적, 점진적 개혁이라는 3대 원칙만을 강조했다. 물론 위안화 절상을 노리고 전세계의 핫머니가 중국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었겠지만 여하간 후진타오 주석의 답변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워싱턴의 분위기인 것 같다. 따라서 향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견된다.

사실 위안화 환율 절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미·중간 무역수지 불균형문제는 과거 일본과 독일처럼 환율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환율로 풀기에는 미·중간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 중국에도 답답하고 억울한 면은 있다. 후진타오 주석의 말대로 수출품의 90%는 이미 미국에서 생산이 중단된 것들이다. 그리고 수출하는 업자들도 중국기업이 아닌 미국을 비롯한 일본, 한국, 타이완 등 다국적기업들이다. 중국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할 따름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방미를 통해 소방수 역할을 했음에도 현재의 상황은 위안화 절상 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미국도 과다한 무역수지로 인해 더 이상 값싼 중국제품을 즐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수출은 금년에도 계속 높은 성장세를 견지,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지 않고 있다. 외환보유고도 3월말 기준 8570억달러로 일본을 추월해 세계 1위로 부상하였다. 이런 추세라면 금년내 1조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중국정부도 위안화 가치 상승을 붙잡기 힘든 상황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위안화 절상을 장기적 대세로 여기고 1980년대 일본 사례를 배우면서 고환율시대에서의 적응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위안화의 본격적 절상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할 때가 된 것이다.

위안화 절상은 첫째, 중국 산업구조 고도화의 계기로 작용하면서 우리 기업들을 압박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제품 생산체제에서 벗어나 고가제품 생산에 뛰어들면서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중국간의 경쟁영역이 더 확대될 것이다.

둘째, 우리의 대중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대신 하이테크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우리 대중 수출제품의 80%는 중국 수출용 원부자재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범용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는 줄겠지만 중국의 수출구조 고도화로 인해 중국에서 당장 국산화가 어려운 하이테크 원부자재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셋째,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는 상황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이다. 고도의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위안화 절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중국을 단순한 생산기지로 여겼던 기업들에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결국 위안화 절상에 대한 대비책은 핵심 기술역량 육성과 대중국 마케팅 능력강화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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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06-04-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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