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금상자 여전히 오가는 정치권

[사설] 현금상자 여전히 오가는 정치권

입력 2006-04-22 00:00
수정 2006-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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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이 그제 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낙도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4억원을 건네받다 경찰에 체포됐다. 한나라당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장사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정치권에 검은 돈 상자가 오간 것이다. 자세한 경위야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으나 지방선거 공천을 겨냥한 돈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북 김제시장에 뜻을 둔 최 전 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돈을 건넸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이 공천헌금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잠복 수사를 벌였다는 경찰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공천헌금이 사실이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행되는 공천장사가 과연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열린우리당과 경합이 치열한 전북이 이렇다면 텃밭인 광주·전남의 실상은 어떻겠느냐는 비난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기초단체장 얼마, 광역의원 얼마 등등 ‘협정가격’식의 공천헌금 액수가 공공연히 떠도는 게 현실이다. 물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일 수도 있다. 민주당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본다. 한나라당만 해도 자체 공천비리 감찰활동을 종료하자마자 공천헌금 6000만원을 받은 서울의 한 당원협의회장이 고발되는 등 후속 공천비리가 속속 터지고 있다.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구도의 현실이 공천장사의 유혹을 끝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어제 “후보를 못 내더라도 공천비리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연한 말로,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찰의 엄정한 수사도 당부한다. 민주당은 이번 4억원 수수와 관련해 함정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인데 거금을 동원했다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06-04-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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