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지상파방송에 쌓이는 불만/김미경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지상파방송에 쌓이는 불만/김미경 문화부 기자

입력 2006-04-05 00:00
수정 2006-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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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봐도 민망할 때가 많아 아이들이 볼까봐 걱정된다니까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금융회사 김모 과장.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로서 TV를 보는 것이 겁난다고 했다. 뉴스를 봐도,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을 봐도 객관성·윤리성을 잃어버린 내용이 많고, 아이들이 따라 할 만한 선정적, 폭력적인 장면들이 자주 등장해서이다.

비단 김씨만의 걱정은 아니다. 방송위원회가 지난해 1년간 접수·처리한 ‘시청자 불만보고서’를 들여다보면 방송위에 접수된 시청자 불만은 6000건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7% 늘어난 수치로,2000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매체별로는 케이블방송에 대해 접수된 불만이 2084건(34%)으로 가장 많았지만, 지상파방송은 1회 접수시 2건 이상의 불만내용이 접수돼 이를 포함하면 2440건으로, 케이블에 쏠리는 불만 건수를 뛰어넘는다.

특히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분석해보면 지상파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이 얼마나 곱지 않은지 실감할 수 있다. 전체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불만 2074건 중 지상파 3사가 차지하는 건수는 1457건으로 70%나 됐다. 객관성 결여(670건)에 이어 윤리성 결여(231건), 선정·폭력 등 소재(2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MBC는 전체 1078건 중 프로그램 불만이 808건(75%)으로 지상파 중 가장 많았다. 이 중 시사보도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성·윤리성이 결여됐다는 불만이 660건이나 됐다.KBS는 프로그램 불만 400건 중 드라마가 205건,SBS는 249건 중 오락프로그램이 189건으로 가장 많은 불만을 야기했다. 이렇게 본다면 지상파의 프로그램이라면 죄다 시청자들이 불만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특히 ‘PD수첩’‘생방송 화제집중’(MBC),‘좋은나라 운동본부’‘VJ특공대’(KBS),‘야심만만’‘진실게임’(SBS) 등 간판 프로그램들이 객관성과 윤리성 위반, 인권침해와 명예훼손, 선정·폭력적인 소재 등의 문제를 드러내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는 점에서 각 방송사들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4-0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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