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자 지자체가 가난한 지자체를 도와야/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시론] 부자 지자체가 가난한 지자체를 도와야/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입력 2006-03-24 00:00
수정 200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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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도 하에서 지역 주민들은 대표자를 뽑아, 자신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며, 필요한 경비를 자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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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그런데 최근 탄력세율을 이용한 재산세 인하 파동이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5월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의 일부 자치구에서 경쟁적으로 주택분 재산세율을 20∼30% 내리려는 움직임이다. 지방세법상 기초자치단체의 세원인 재산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실정에 따라 표준세율을 중심으로 지방의회가 정하는 조례로 재산세 세율을 상하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실정에 따라 탄력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서울시 일부 자치구의 움직임은 해당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전체, 나아가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산세 부과에 탄력세율을 적용하여 재산세를 20∼30% 인하하는 것은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기능을 하게 된다. 즉 상대적으로 더 비싼 부동산을 보유한 부유층에 재산세를 더 많이 깎아주게 된다.

둘째, 재산세는 자치구 세수입의 약 2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세를 20∼30% 인하해준다는 것은 해당 자치단체의 재정수입을 적게 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간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불균형이 심하다.2005년도 기준으로 자치단체의 전국평균 재정자립도는 56.2%에 불과하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95.0%이지만, 전남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11.9%에 불과하다. 서울 강북지역은 재정자립도가 50%도 안 되는 자치구도 여럿 있다. 기초자치단체 중 무안군의 경우는 재정자립도가 6.9%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50개의 자치단체 중 84.4%인 211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50% 미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자치구에서처럼 탄력세율을 적용하여 재산세의 20∼30%를 인하한다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는 더욱 재정력이 취약하게 된다. 이는 결국은 중앙정부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게 된다.

셋째, 탄력세율을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산세를 낮추어 준다는 것은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자치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웃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동체정신이 요구된다. 독일은 부유한 지방자치단체가 가난한 지방자치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지방자치단체간 그리고 지역주민들간의 세부담의 형평성을 향상시키고, 지방정부로부터의 행정 서비스를 일정 수준 이상 고르게 받게 함으로써 국가전체의 후생수준을 높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도 재정력이 빈곤한 다른 자치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독일식 역교부세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하여 탄력세율을 인상 적용하기보다는 세율을 인하하는 데만 사용한다면, 결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를 지원할 재원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진 탄력세율 적용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일부 자치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력세율을 이용한 재산세 인하조치는 여러 문제를 초래하므로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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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2006-03-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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