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사람이 중요한 이유/길자연 목사·왕성교회 당회장

[토요일 아침에] 사람이 중요한 이유/길자연 목사·왕성교회 당회장

입력 2006-02-25 00:00
수정 2006-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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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있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있는 사람이란 사람이 따르는 사람을 말하고, 사람이 없는 사람이란 사람이 배척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과의 관계는 중시하면서도 사람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고와 생활방식이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이익과 손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살도록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욕망이나 물질은 중시하면서도 사람을 경시하는 오늘의 풍조는 확실히 문제가 됩니다. 얼마 안 되는 물질과 이권 때문에 사람을 배신하고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성적 욕구 때문에 귀중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자신이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위하여 사람들의 소리를 묵살하면서 나아가 사람들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아니고 또 삶의 지혜도 아닙니다. 인류의 역사 속에 얼룩진 부분들은 모두가 다 사람과의 관계를 무시한 사람들로 인해서 되어진 것들입니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자신의 뜻은 이루었으나 사람을 잃는 것은 지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물질보다 사람을 중시하고, 인류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뜻마저 꺾으신 하나님의 마음을 배워야겠습니다.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볼 때 다윗은 성공자였고 사울은 실패자였습니다. 에머슨은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행복을 더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윗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왕은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부담감과 두려움을 주고 고통과 아픔을 주는 사람이었기에 사람들은 하나둘 그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행복과 기쁨을 더해주는 사람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습니다. 가족은 물론 환난을 당한 자, 빚진 자, 원통한 마음을 가진 자들이 꾸역꾸역 그에게 모여들어 그를 장관으로 삼았는데 그 수가 무려 600명이나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윗에게는 신분과 처지, 성별과 입장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잘 살고 행복한 사람들만이 아니었습니다. 지치고 실패하고 불행하고 낙오한 사람들이 그를 따르고 좋아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힘을 얻고 소망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에게는 이렇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급기야 이런 다윗의 인간적 매력은 그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신분과 처지를 초월하여 이스라엘 왕위에 오르게 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본다면 사람을 얻으면 모든 것을 얻는 것이고 사람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우주 삼라만상을 다스리며 지키도록 위임받은 하나님의 대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민심은 천심입니다. 그러므로 흐르는 민심에 귀 기울일 줄 모르는 것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위대한 사역보다 민심을 포용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이 지도자의 덕목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다윗은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사람을 포용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은 어디서 생길까?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마음입니다. 다윗이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께서 내 마음을 넓히시오면 내가 주의 계명의 길로 달려 가리이다.”

넓은 마음이 그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람을 얻으면 행복을 얻고 사람을 잃으면 행복을 잃습니다. 행복은 물질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옵니다.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당회장
2006-02-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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