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권력의 관계는 늘 매끄럽지 못하다. 언론은 권력을 견제하고, 권력은 곧잘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기 때문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다. 권세는 10년을 못가고, 열흘간 붉은 꽃이 없다는 뜻이다. 다시말해 얼마 못가서 반드시 쇠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 대변인이었던 제임스 루빈이 남긴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그는 “언론인들은 (남을)비판하는 건 좋아하지만 (자기를)비판받는 건 참지 못한다. 기사나 논조에 대해 시비하지 않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이런 긴장관계 속에서도 언론으로부터 평가받는 대변인이 적지 않다. 유머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을 웃길 줄 알았기에 더욱 사랑받았다.‘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작가인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사람은 함께 웃을 때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명쾌한 해석을 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도 그 중의 하나다. 그가 고별연설을 할 때 기자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를 정도였다니 인기를 가늠할만하다.
우리나라에도 명대변인을 여럿 꼽을 수 있다. 이들 또한 유머감각이 뛰어난 편이다.1980년대 이후 정치판을 쥐락펴락했던 봉두완·박희태·박상천·홍사덕·박지원씨 등이 이름을 날렸다. 특히 박희태 국회부의장은 1988년 12월 민정당 대변인에 임명돼 민자당으로 바뀐 1993년 2월까지 4년 3개월간 집권당 대변인을 맡았다. 이즈음 대학생들이 당사를 기습점거하자 “귀여운 아가들이 당을 방문했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 논평은 아직도 정가에 회자되고 있다. 이같은 유머감각 때문에 그가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닐까.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입’이다. 국민의 정부까지는 공보수석이 대변인을 겸했다. 참여정부 들어서는 홍보수석 밑에 대변인을 두었다. 대변인이 주로 브리핑을 맡지만, 중요사항은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언론과 날을 세워온 조기숙 홍보수석이 “제가 떠나면 청와대는 물론이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후임 이백만 수석은 대통령과 국민사이에 어떤 가교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오풍연 논설위원poongynn@seoul.co.kr
이런 긴장관계 속에서도 언론으로부터 평가받는 대변인이 적지 않다. 유머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을 웃길 줄 알았기에 더욱 사랑받았다.‘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작가인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사람은 함께 웃을 때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명쾌한 해석을 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도 그 중의 하나다. 그가 고별연설을 할 때 기자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를 정도였다니 인기를 가늠할만하다.
우리나라에도 명대변인을 여럿 꼽을 수 있다. 이들 또한 유머감각이 뛰어난 편이다.1980년대 이후 정치판을 쥐락펴락했던 봉두완·박희태·박상천·홍사덕·박지원씨 등이 이름을 날렸다. 특히 박희태 국회부의장은 1988년 12월 민정당 대변인에 임명돼 민자당으로 바뀐 1993년 2월까지 4년 3개월간 집권당 대변인을 맡았다. 이즈음 대학생들이 당사를 기습점거하자 “귀여운 아가들이 당을 방문했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 논평은 아직도 정가에 회자되고 있다. 이같은 유머감각 때문에 그가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닐까.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입’이다. 국민의 정부까지는 공보수석이 대변인을 겸했다. 참여정부 들어서는 홍보수석 밑에 대변인을 두었다. 대변인이 주로 브리핑을 맡지만, 중요사항은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언론과 날을 세워온 조기숙 홍보수석이 “제가 떠나면 청와대는 물론이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후임 이백만 수석은 대통령과 국민사이에 어떤 가교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오풍연 논설위원poongynn@seoul.co.kr
2006-0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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