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라면 경제학/ 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라면 경제학/ 오풍연 논설위원

오풍연 기자
입력 2006-02-10 00:00
수정 2006-02-1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980년대 초반 무렵. 군대 막사에는 밤마다 라면 끓는 냄새가 진동했다. 미군과 함께 방을 썼지만 전기히터로 라면을 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당번은 당연히 이등병인 막내 차지. 칼칼한 맛을 더하는 데는 고추장이 제격이었다. 햄버거·오믈렛·베이컨 등에 찌든 터라 김치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카투사끼리 삼삼오오 모여 먹을라치면 미군 사병도 포크를 들고 끼어 들었다. 모두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후루룩 비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라면은 지금도 옛맛 그대로다. 최근 한 기업인으로부터 라면 예찬론을 들었다. 경제력도 있고, 매우 깔끔한 분이기에 의외였다. 그쯤되면 호텔이나 고급 식당을 주로 이용하겠거니 지레짐작했다. 그러나 2500원짜리 라면을 즐기기 위해 포장마차를 자주 들른다고 했다.“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저명한 경제학자의 ‘라면’에 관한 특강을 소개해 줬다.

현재 라면 낱개는 600원 정도. 학자는 수강생들에게 라면을 1000원으로 올려도 사 먹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결과는 거의 100%가 손을 들었다는 것. 그렇다면 그 기업은 400원의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셈이다. 라면에 대한 국민의 사랑이 식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6-02-1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