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느 풍경/한종태 논설위원

[길섶에서] 어느 풍경/한종태 논설위원

한종태 기자
입력 2006-01-07 00:00
수정 2006-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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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쯤이면 어김없이 들이닥친다.“어, 추워.”난로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든다. 몸이 좀 녹았다 싶으면 이내 식판을 집어든다.“아줌마, 밥 줘.”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일하려면 든든한 아침은 기본이다. 적지 않은 이들은 술 한잔을 걸친다.“겨울나기엔 이만한 보약이 없지.”소주 1병을 눈깜짝할 사이에 비워 버리고는 “크윽∼. 점심 때 봅시다.”하고 문을 나선다. 전날 과음을 한 사람들은 라면 끓여달라고 아우성친다. 자칭 ‘노가다’들의 일과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들이 썰물처럼 물러가면 식당 아줌마들에겐 꿀맛같은 휴식시간.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내 점심 준비에 들어간다. 점심 손님이 아침의 배가 되는 까닭이다. 점심 준비가 거의 다 되어갈 때쯤 ‘노가다’들은 벌써 줄을 선다. 미장팀, 내장팀, 벽돌팀, 철근팀…. 끼리끼리 식사하면서 왁자지껄 시끄럽다.“아줌마, 고등어 맛있어.1마리만 더 줘.”“안돼.”언제나 티격태격이다. 점심 후 한차례의 간식시간이 지나면 저녁시간이다. 오랜시간 추위에 떤 몸을 녹이며 이번엔 술을 두세잔 기울인다.“내가 왕년에…”는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다. 그새 밖은 어둑어둑해진다.‘함바’식당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2006-01-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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