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우석 파문 책임 미루기 시작됐나

[사설] 황우석 파문 책임 미루기 시작됐나

입력 2005-12-27 00:00
수정 200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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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맞춤형 줄기세포 논문조작 파문은 황우석 교수팀과 그를 지원한 의료기관만의 잘못이 아니다. 관리·감독, 검증을 소홀히 한 서울대, 과학계, 언론과 과기부·복지부 등 관련 부처의 책임이 크다. 청와대와 여야 대권주자를 비롯,‘황우석 마케팅’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던 측도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황 교수 개인팀의 조작사건으로 축소하고 책임을 서로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유감이다. 지도층이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사회 전반이 한단계 발전할 수 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 교수팀 연구에 대한 재검증 결과를 새달초 발표하겠다고 어제 밝혔다.2005년 논문 제출 당시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2004년 논문과 복제개 스너피의 진위가 함께 포함된다고 한다.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고 검찰수사, 감사원 감사가 이어지면 법적·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할 대상이 분명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2005년 논문 조작 사실을 갖고도 엄중한 질책을 받아야 할 사람과 기관이 하나둘이 아니다.

서울대는 재검증을 시작한 지 10여일만에 논문 조작을 밝혀냈다. 수년을 방치해온 책임이 크다는 점을 역설로 보여준다.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심의위(IRB)를 황 교수팀이 짜도록 해 감독이 어려웠다. 청와대가 주도한 연구지원 모니터링팀이 유명무실했고, 최고과학자 선정위는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 황 교수와 가까운 정부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구성했다. 한마디로 시스템이 무너진 인재(人災)·관재(官災)였던 셈이다. 서울대병원측은 제럴드 섀튼 교수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섀튼 교수의 잘못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요구할 수 있으나 그동안 서울대의 행적을 볼 때 책임회피성이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문가와 주요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언론의 설문조사에서 황우석 파문의 가장 큰 교훈은 ‘정부의 체계적 과학분야 관리 필요성’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청와대·정부에, 청와대는 과기부에, 과기부는 과학계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잘못이 있는 사람은 모두 행동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다.

2005-12-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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