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사치세/ 우득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치세/ 우득정 논설위원

우득정 기자
입력 2005-11-09 00:00
수정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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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최근 저출산 종합대책에 필요한 재원마련 방안과 관련,“사치재에 세금을 중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산층과 서민층은 사치품을 잘 쓰지 않는 만큼 고액 소비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8조 9000억원의 감세를 들고 나오자 세율을 올리고 세목을 저출산세로 바꿔 4조 6000억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생각인 듯하다.

여권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에 대응하려면 지금부터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감세 공약이 유권자의 구미를 더 자극하는 줄 알면서도 한세대 후에나 약효가 나타나는 정책을 떠맡아야 하는 것이 여권의 운명이다. 그럼에도 부유층의 주머니를 더 짜자는 식의 사치세, 즉 특별소비세 인상 발상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무식이 보초 서고, 유식이 휴가 나갔다.’는 핀잔이 나올 만하다.

지난해 특소세 총액은 4조 4434억원이나 자동차와 유류, 사행업소 장소과세를 제외하면 12개 사치품목의 세수는 287억원에 불과하다. 특소세의 0.6%가 사치세인 것이다.1977년 특소세가 신설된 이래 경제여건 및 규모의 변화와 더불어 대상과 세율이 계속 축소되면서 지난해 말에도 골프용품, 모터보트, 수상스쿠터, 냉풍기,PDP TV 등 12개 품목의 특소세가 폐지됐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지난 2일 주한외국금융기관 초청 간담회에서 “특소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진국처럼 술과 담배 등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되 특소세는 환경세나 사행산업에 부과하는 외부불경제세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사치세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세수에 도움도 되지 않을 뿐더러 여권의 반(反)부자 정서 비판만 키워줄 따름이다.

차라리 비과세대상(약 18조원)을 축소하고 불요불급한 세출 삭감을 통해 지출구조를 효율화하면 연간 1조원 남짓한 출산 지원예산은 어렵잖게 확보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당면한 저출산-고령화, 양극화의 부담을 현 세대가 부담할 것인가, 한나라당처럼 다음 세대로 떠넘길 것인가로 접근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훨씬 더 호소력이 있을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5-1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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