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년 난제 풀어줄 경주 방폐장

[사설] 19년 난제 풀어줄 경주 방폐장

입력 2005-11-03 00:00
수정 2005-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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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을 끌어온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사업이 마침내 큰 고비를 넘었다. 주민투표 끝에 89.5%의 압도적 찬성률을 보인 경주가 다른 3개 지역을 제치고 방폐장 부지로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1986년 이후 안면도와 굴업도, 영광, 울진, 부안 등 9개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다 모두 실패로 끝난 국가적 난제가 타결의 문턱에 들어섰다.

이번 방폐장 부지 선정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과 밀어붙이기 대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정치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한단계 끌어올렸고, 경제적으로는 방폐장 차질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막고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09년 초 경주에 방폐장이 들어서고, 이에 따라 폐기물을 감축하려고 원자력 발전량을 줄이는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다.3000억원의 특별지원금과 양성자가속기 사업 등을 발판으로 경주는 수 조원대의 발전 효과를 얻게 됐다. 국가와 지방이 맞부닥쳐온 해묵은 갈등과제가 상생의 국가발전사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방폐장 건설에 반대해온 환경단체와 탈락지역 주민들의 불복 움직임이 걱정스럽다. 사실 이번 주민투표는 정치·경제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4개 신청지역의 유치경쟁 과열로 부재자 허위신고와 공무원 동원, 불법 홍보물 시비가 잇따랐고, 망국적 지역감정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법행위는 사법부의 심판에 맡길 문제다. 자신들의 뜻에 맞지 않다고 해서 수십만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투표 결과를 과격한 집단행동으로 뒤집거나 무위로 돌리려 한다면 국민적 비난만 자초할 뿐이다. 방폐장 유치에 쏟은 정성만큼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정부도 방폐장 건설을 착실히 추진하되 탈락지역의 허탈감을 달랠 다각도의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주민투표에서 드러난 제도적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5-11-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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