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원전센터 건립에 지혜 모으자/정장섭 한국중부발전 사장

[발언대] 원전센터 건립에 지혜 모으자/정장섭 한국중부발전 사장

입력 2005-09-09 00:00
수정 2005-09-09 07: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최근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우리 경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유가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유가의 폭등은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허리띠까지도 더욱 졸라매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유독 이러한 유가상승의 피해를 상당부분 비켜가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발전산업이다.

발전산업 분야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은 과거 1970년대 두 차례의 유류 파동을 겪으면서 탈유전원(脫油電源) 정책에 따라 원자력과 유연탄의 비중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원자력과 유연탄을 이용한 발전량은 전체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원자력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력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더구나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 연료이기 때문에 기후변화협약 등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국제환경 기준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고질적으로 따라다녔던 원자력에 대한 편견과 불신이 사라지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30년 만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보장으로 원전건설 재개를 선언한 미국이 그렇고, 석유부국임에도 불구하고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자력 발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그렇다.

이러한 국제적 추세와 함께 19년간이나 표류해온 우리의 원전수거물 센터 건립에도 최근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 6월16일 원전수거물 센터 부지선정 절차가 공고된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유치를 추진한 결과 4곳의 지자체가 주민들의 동의 하에 유치 신청을 한 것이다.

원전수거물 센터는 말 그대로 원자력 발전소에서 작업자들이 사용했던 작업복, 장갑, 기기교체 부품 등을 수거하여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 시설에서 처분되는 ‘중·저준위 원전수거물’은 사용 후 핵연료 등 고준위폐기물의 100억분의1에서 100만분의1 수준으로 극히 미미한 양의 방사능만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따라서 중·저준위 원전수거물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조금도 염려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19년 동안 원자력에 대한 근거 없는 피해의식과 편견에 사로잡혀 왔다. 그러나 이번에 유치를 신청한 4곳의 지자체로부터 시작된 변화의 바람은 이제야 원자력이 본래의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되어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일정에 따르면 오는 11월 말경이면 주민투표 결과에 의하여 최종부지가 선정될 것이다. 그때까지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의 지역주민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이 문제가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모처럼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회로 예전처럼 중도하차하는 일 없이 원전수거물 센터 건립이라는 알찬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향후에도 원자력이 주는 풍요로운 혜택을 우리 세대는 물론이고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와 슬기를 모아가야 할 때라 생각한다.

정장섭 한국중부발전 사장
2005-09-09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