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을 지낸 이건모씨는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의 내용에 대해 “소름이 쫙 끼칠 정도로 엄청났다.”고 했다. 이어 “너무나 엄청난 내용이어서 DJ정권이 걸음마를 하는 마당에 이게 터지면 모든 분야가 다 붕괴되겠다고 판단해 모두 불태워 버렸다.”면서 “그러나 외부 상황(외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장담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은 하루만에 검찰수사로 확인됐다. 공씨가 자해소동을 벌이며 “추가 테이프는 없다.”고 한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제 사건은 누구도 통제하기 힘든 소용돌이로 빠져들 공산이 커 보인다. 우선 공씨 집에서 찾아낸 이들 X파일의 내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수사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로 등장했다. 우리는 역사 앞에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믿는다. 우선 과거 YS 정부시절 안기부가 미림팀을 앞세워 저질렀던 불법도청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 밝혀야 한다. 공씨 테이프는 불법도청의 극히 일부 증거물일 뿐임을 국민들은 이제 확연하게 알고 있다.
둘째는 도청테이프에 등장하는 내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수사 당국뿐 아니라 사회 각계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검찰은 불법도청 자료라 해도 공소시효가 남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사에 나서는 것이 책무라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다만 이럴 경우 검찰수사가 자의적으로 진행되는게 아니냐는 논란과 의혹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다. 진실 규명과 사회적 안녕을 조화하는 총의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푸는 지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