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짧은 기간에 폭등한 부동산 가격과 관련, 언론의 보도태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언론의 부풀리기 보도나 과장보도가 가격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언론으로서는 투기바람이든 무엇이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사실 그대로 보도했을 뿐이라는 말로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있는 그대로, 사실 보도를 한 것일까. 진실은 오히려 언론이 부동산과 관련된 보도를 하면서 어느 한편으로 ‘몰아가기’를 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최근의 부동산 관련 기사만 들여다봐도 왜곡보도 관행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언론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 그것도 급등 쪽을 뉴스로 삼는 경향이 있다. 언론은 지면과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전국의 부동산 가격 동향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부동산 가격의 보합세 또는 하락보다는 좀더 흥미로운 뉴스일 수 있는 가격상승 쪽에 초점을 맞춘다.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으로 폭등할수록, 특정지역에서 돌출적인 현상을 보일수록 뉴스가치가 높아진다. 서울 주변 일부지역의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난 단기간 가격 폭등을 언론들이 일제히 크게 보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떤 신문은 30평짜리 아파트가 처음으로 10억원대를 넘어섰다며 마치 스포츠 경기의 기록을 중계하듯 보도한다.
이런 보도는 그 자체로는 사실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일부지역의 특이한 현상을 전달한 기사가 마치 전국 부동산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많은 언론들이 실제로 부동산 관련 기사에 “전국 투기 광풍” “땅값이 춤춘다”와 같은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부분적인 현상을 전체로 확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기실 부동산 가격동향 보도는 많은 경우 사실보도의 요건을 위배하고 있다. 신문에서 보도하는 부동산 가격은 부동산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 실제가격이기보다는 파는 측에서 부르는 호가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기사들을 보면 전반부에 실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처럼 서술하다가 후반부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며 슬쩍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기사에 쓴 가격이 호가였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급등하는 서울 강남의 부동산시장에서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는 최고 2억원 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호가를 중심으로 한 보도가 그만큼의 오보를 낸 셈이다.
언론이 이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 쪽에 초점을 맞추고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호가를 중심으로 보도하는 것은 취재원을 부동산업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는 산재된 실제 부동산시장을 취재하는 대신에 부동산업자를 찾아가 가격동향을 묻는 것이 손쉽고 효율적일 것이다. 이때 가격이 오를수록 유리한 부동산업자들의 입장이 기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 기사가 몰아가기식 보도를 일삼는 것은 취재보도 구조와 관행이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176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신문들은 지방의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서울신문 6월25일자 3면-‘들썩거리는 지방 부동산시장’). 이와 같은 보도는 이전의 부동산 관련 보도에서 보듯 매우 도식적이다.
기사 내용도 공공기관 이전이 발표된 시점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예측보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투기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서두에 서술한 뒤, 기사 내용은 “전국적으로 땅값이 올랐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오른 것이 거래가격인지 호가인지 구별도 모호하다. 그러고는 말미에 “오를 수 있으며”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언론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집중적으로 보도할수록 실제 가격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언론은 이제 객관적인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역의 하나가 되고 있다. 언론이 부동산 가격 폭등에 적극적인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객관보도를 위한 반성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언론으로서는 투기바람이든 무엇이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사실 그대로 보도했을 뿐이라는 말로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있는 그대로, 사실 보도를 한 것일까. 진실은 오히려 언론이 부동산과 관련된 보도를 하면서 어느 한편으로 ‘몰아가기’를 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최근의 부동산 관련 기사만 들여다봐도 왜곡보도 관행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언론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 그것도 급등 쪽을 뉴스로 삼는 경향이 있다. 언론은 지면과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전국의 부동산 가격 동향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부동산 가격의 보합세 또는 하락보다는 좀더 흥미로운 뉴스일 수 있는 가격상승 쪽에 초점을 맞춘다.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으로 폭등할수록, 특정지역에서 돌출적인 현상을 보일수록 뉴스가치가 높아진다. 서울 주변 일부지역의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난 단기간 가격 폭등을 언론들이 일제히 크게 보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떤 신문은 30평짜리 아파트가 처음으로 10억원대를 넘어섰다며 마치 스포츠 경기의 기록을 중계하듯 보도한다.
이런 보도는 그 자체로는 사실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일부지역의 특이한 현상을 전달한 기사가 마치 전국 부동산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많은 언론들이 실제로 부동산 관련 기사에 “전국 투기 광풍” “땅값이 춤춘다”와 같은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부분적인 현상을 전체로 확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기실 부동산 가격동향 보도는 많은 경우 사실보도의 요건을 위배하고 있다. 신문에서 보도하는 부동산 가격은 부동산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 실제가격이기보다는 파는 측에서 부르는 호가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기사들을 보면 전반부에 실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처럼 서술하다가 후반부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며 슬쩍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기사에 쓴 가격이 호가였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급등하는 서울 강남의 부동산시장에서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는 최고 2억원 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호가를 중심으로 한 보도가 그만큼의 오보를 낸 셈이다.
언론이 이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 쪽에 초점을 맞추고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호가를 중심으로 보도하는 것은 취재원을 부동산업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는 산재된 실제 부동산시장을 취재하는 대신에 부동산업자를 찾아가 가격동향을 묻는 것이 손쉽고 효율적일 것이다. 이때 가격이 오를수록 유리한 부동산업자들의 입장이 기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 기사가 몰아가기식 보도를 일삼는 것은 취재보도 구조와 관행이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176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신문들은 지방의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서울신문 6월25일자 3면-‘들썩거리는 지방 부동산시장’). 이와 같은 보도는 이전의 부동산 관련 보도에서 보듯 매우 도식적이다.
기사 내용도 공공기관 이전이 발표된 시점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예측보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투기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서두에 서술한 뒤, 기사 내용은 “전국적으로 땅값이 올랐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오른 것이 거래가격인지 호가인지 구별도 모호하다. 그러고는 말미에 “오를 수 있으며”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언론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집중적으로 보도할수록 실제 가격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언론은 이제 객관적인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역의 하나가 되고 있다. 언론이 부동산 가격 폭등에 적극적인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객관보도를 위한 반성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2005-06-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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