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웃찾사 개그맨들 ‘허무개그’/홍지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웃찾사 개그맨들 ‘허무개그’/홍지민 문화부 기자

입력 2005-05-20 00:00
수정 2005-05-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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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소속사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 밑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던 개그맨들이 있었다.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했고, 강압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이중 계약을 맺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특히 “억울한 상황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사뭇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주일이 흘렀다. 이들은 적으로 돌렸던 박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동침’을 선언했다. 국민에게 제대로 된 개그를 선보이기 위해 뭉치겠다고 했다.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허무 개그하냐?”는 속삭임이 이어졌다.

직전까지 개그 연기자들은 이미 대화를 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고, 단 하루도 함께할 수 없다고 공언했던 터였다. 하지만 사태가 불거진 이후 18일 점심 즈음, 처음으로 만남을 가졌다는 박 대표는 “대화를 하니,10분 만에 오해를 풀고 모든 게 정리됐다.”며 웃었다. 정말 그렇게 간단히 풀릴 문제였는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개그맨 연기자들은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을까.‘밥그릇’ 문제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처음에는 불공정 계약의 약자 입장으로 지지를 받았지만, 그동안 그들의 인기를 담보하고 있는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시청률은 곤두박질쳤다. 또 타 매니지먼트사로의 이적설이 떠돌며 여론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파문에 마침표를 찍고 싶은 SBSi의 압력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윤택 등은 “우리는 자극적인 단어 사용을 삼갔으나, 일부 언론이 노예 계약이라는 선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사태가 과장됐다.”고 파문 확산의 책임을 언론에 떠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했던, 계약금도 없는 15년 기간의 계약과 비인간적인 처우. 노예 계약이란 단어 외에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어쨌든 박 대표와 윤택 등의 화해에 일단 박수는 보내고 싶다. 하나, 앞으로 시청자들이 이들의 개그를 통해 진정한 웃음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실소를 머금게 했던 이번 사태의 잔상을 지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지민 문화부 기자 icarus@seoul.co.kr
2005-05-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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