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정치게임으로 흐르는 ‘수도권 대책’/진경호 공공정책부 차장

[오늘의 눈] 정치게임으로 흐르는 ‘수도권 대책’/진경호 공공정책부 차장

입력 2005-05-10 00:00
수정 2005-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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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수도권 발전대책을 둘러싼 정부와 경기도간의 갈등이 폭발 직전이다.7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열린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질세라 이 총리는 9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치인의 비합리적인 요구는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받았다.

손 지사의 요구는 대략 이렇다. 외국인투자기업 외에 국내 첨단 대기업 공장의 신·증설도 허용돼야 하고, 그 범위도 대략 주한미군 이전에 따른 경기도 평택시에 대한 지원규모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총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손 지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시킨다 해도 이치에 맞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퇴전의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은 언뜻 수도권 발전대책에 대한 ‘건전한’시각차로 보인다. 하지만 주말 양측의 움직임을 보면 ‘또 다른 무엇’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총리실은 손 지사의 중도퇴장 사실을 함구했다.“발표할 만한 결론이 없었다.”는 것이 총리실 브리핑 내용. 정작 손 지사의 퇴장사실을 공개한 쪽은 경기도다. 친절(?)하게도 회의에서 나온 이 총리와 손 지사, 관계부처 장관의 발언록까지 언론에 제공했다. 손 지사의 퇴장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은 데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 지사가 한나라당 소속이고, 따라서 총리실이 자칫 정부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지사가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군의 한 명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상황은 좀 달리 해석될 법도 하다. 손 지사는 정부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애써 보이려 하고, 정부는 야권 주자를 애써 키워줄(?) 필요가 있겠느냐는 속내가 담긴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수도권 대책도 결국 ‘표심’을 의식한 정치게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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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공공정책부 차장 jade@seoul.co.kr

2005-05-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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