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명의 전도양양한 사랑스러운 여배우를 잃었다. 그녀는 죽어 이제 한줌의 재가 되었지만 아직도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우리의 앞에 서있다. 가족과 친구들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 앞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비탄을 느낄 새도 없을 것이다. 그녀는 연예계에서 일하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큰 슬픔과 고통을 남겼을 뿐 아니라 자신을 좋아하고 따랐던 수많은 팬들의 일손을 놓게 했다.
일부 언론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실시간으로 이 여배우가 스스로 생명을 끊은 원인을 좇는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의 모든 사이트가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행적을 상세하게 올려놓고,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추모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수많은 팬들의 추모사와 애도의 글들이 사이버 공간을 가득 메운다.
그러나 일순간에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이 여배우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다소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꽃다운 나이에 가버린 그녀의 죽음을 놓고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 갈등,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복잡한 삶의 문제를 안고 해결을 위해 투쟁해 오던 그들의 노력이, 이와 같은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접하면서 ‘저런 사람도 죽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일순간에 자신의 생명을 지탱해주던 저항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참 망각을 잘하는 국민들 같다. 자살이 무거운 주제라서 피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2003년부터 잇따른 사회 지도층 인사의 자살을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사람이 자살을 한다.OECD국가 중 자살률 4위로 연간 1만명 이상 자살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방관자적 입장에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더 늦지 않도록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예방 교육과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더욱이 많은 연구들에 우울증과 자살은 그 상관관계가 높다는 결론이 나와 있기에 더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또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자원봉사를 하며 진력하고 있는 민간단체의 활동이 더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민관이 함께 노력하여 종합적인 자살 예방에 관한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자살은 잠시 관심을 끄는 일과성적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 자살은 끝이 아니다. 그 시작은 개인적이지만 나타나는 결과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우리 모두 공동책임을 져 나가야 한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지금보다 더 요구되는 시기가 없는 것 같다. 이 여배우도 자신의 많은 문제들을 여러 사람에게 토로하고 싶었지만,‘도와 달라는 외침’이 그녀의 화려함 속에 숨어 들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자살은 더 이상 안 된다. 우리의 생명은 어떤 이유로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제 범국민적으로 ‘우리의 생명이 세상보다 소중하다.’는 생명 사랑 운동이 불같이 일어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생명의 존엄이 보장되는 희망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도 위기와 자살 등 복잡한 삶의 문제에 처한 사람들이 한 가닥 희망을 찾아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365일 따뜻한 인간애(人間愛)를 가지고 그들을 아무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격려할 때 절망적인 그들의 목소리에 힘이 생기고, 삶에로의 새로운 용기를 갖게 할 수 있다. 이 여배우의 영결식이 치러진 오늘, 그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가져본다.
하상훈 서울 생명의 전화 원장
일부 언론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실시간으로 이 여배우가 스스로 생명을 끊은 원인을 좇는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의 모든 사이트가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행적을 상세하게 올려놓고,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추모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수많은 팬들의 추모사와 애도의 글들이 사이버 공간을 가득 메운다.
그러나 일순간에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이 여배우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다소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꽃다운 나이에 가버린 그녀의 죽음을 놓고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 갈등,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복잡한 삶의 문제를 안고 해결을 위해 투쟁해 오던 그들의 노력이, 이와 같은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접하면서 ‘저런 사람도 죽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일순간에 자신의 생명을 지탱해주던 저항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참 망각을 잘하는 국민들 같다. 자살이 무거운 주제라서 피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2003년부터 잇따른 사회 지도층 인사의 자살을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사람이 자살을 한다.OECD국가 중 자살률 4위로 연간 1만명 이상 자살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방관자적 입장에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더 늦지 않도록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예방 교육과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더욱이 많은 연구들에 우울증과 자살은 그 상관관계가 높다는 결론이 나와 있기에 더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또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자원봉사를 하며 진력하고 있는 민간단체의 활동이 더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민관이 함께 노력하여 종합적인 자살 예방에 관한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자살은 잠시 관심을 끄는 일과성적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 자살은 끝이 아니다. 그 시작은 개인적이지만 나타나는 결과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우리 모두 공동책임을 져 나가야 한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지금보다 더 요구되는 시기가 없는 것 같다. 이 여배우도 자신의 많은 문제들을 여러 사람에게 토로하고 싶었지만,‘도와 달라는 외침’이 그녀의 화려함 속에 숨어 들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자살은 더 이상 안 된다. 우리의 생명은 어떤 이유로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제 범국민적으로 ‘우리의 생명이 세상보다 소중하다.’는 생명 사랑 운동이 불같이 일어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생명의 존엄이 보장되는 희망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도 위기와 자살 등 복잡한 삶의 문제에 처한 사람들이 한 가닥 희망을 찾아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365일 따뜻한 인간애(人間愛)를 가지고 그들을 아무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격려할 때 절망적인 그들의 목소리에 힘이 생기고, 삶에로의 새로운 용기를 갖게 할 수 있다. 이 여배우의 영결식이 치러진 오늘, 그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가져본다.
하상훈 서울 생명의 전화 원장
2005-0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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